모스카토
와린이 시절, 남대문 근처 이탈리아 식당. 파스타와 피자를 시켜 놓고, 그래도 와인 한잔 하는 것이 좋을 것 같아 추천을 받아 보았다. 다들 와인을 잘 모른다고 하니, 초보분들이 좋아하는 달콤한 와인 어떠냐면서 추천받은 모스카토 다스티. 피에몬테 아스티 지방에서 온 모스카토 moscato 품종의 와인이라는 설명이었다.
아주아주 달콤했던 와인. 너무 달아서 살짝 놀랐다.
'이렇게 단 와인도 있구나.'
사실 주문한 뽀모도로 파스타, 피자와는 잘 어울리지 않았다. 반주용으로 마시기보다는 식전주나 디저트와 함께 하는 것이 좋을 와인이었다. 아니면 그냥 이것만 마시는 것이 좋을 것 같았다. 마시기만 해도 기분이 좋아지는 달콤한 시럽 같은 와인.
빛깔은 옅은 노란색이다. 살짝 탄산도 있지만 샴페인처럼 많지는 않다. 당도는 높으나 신맛은 약하다. 그래서 나는 좀 진하게 느껴졌는데, 바디감(진하기)은 그렇게 높지 않다는 게 전반적인 평이었다. 잘 익은? 통조림 황도복숭아 느낌도 났다. 기분이 좋아졌다.
많은 블로그나 동영상에서 모스카토 다스티를 초보용 와인으로 소개하고 있는데, 난 반대다. 와인의 종류는 너무나도 많고 다양하지만, 모스카토 다스티는 너무나도 다른 개성을 갖고 있는 와인이다. 왠지 미국에 대해 알아보려고 앵커리지에 다녀오려는 것과 같기 때문이다. 절대 앵커리지를 무시하는 것은 아니다. 당연히 앵커리지도 미국이다. 하지만 미국 초보들에게 첫 미국 여행으로 앵커리지를 권하는 것과 같다는 의미이다.
분명 모스카토 다스티의 매력은 충분하다. 우리가 알고 있는 청포도 머스캣의 느낌도 받을 수 있다. 너무나도 달콤한 와인. 초보 와린이 보다는 사랑하는 연인들에게 어울린다. 이탈리아인들의 달콤한 작업 멘트와 같은 와인이다. Bellissima!
아름다운 밤, 살며시 흔들리는 촛불과 사랑하는 사람의 눈동자. 그리고 그(녀) 만큼 스위트 한 와인 한 모금. 그 순간 다른 것은 아무것도 필요 없다.
Balbi Soprani
Moscato d’Asti
모스카토
옅은 노란색
복숭아 향, 살구향
진하기 2.0
당도 4.0
산도 1.5
1만원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