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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밀린신문 Jan 14. 2020

04. 죽은 정보, 죽은 지식

인간에겐 죽은 정보와 지식이 인공지능에게는 모두 살아있는 데이터이다.

[쌓는 아이] 연결
'스펙 쌓는 아이, 콘텐츠 쌓는 아이'
유튜브, 인스타그램, 넷플릭스, 틱톡, 페이스북, 트위치, 구글, 아마존, MS, 그리고 퀴비까지..
세상 모든 플랫폼은 콘텐츠를 원하는데 언제까지 스펙만 쌓을 것인가?
죽은 정보, 죽은 지식


정보와 지식 구분이 먼저다.


과거, 지식의 정의에 대해 깊이 있게 생각해본 적이 있다. 

왜 지식을 알아야 할까? 왜 배워야 할까? 꼭 알아야 하고, 배워야 한다면 어떻게 배워야 할까? 결론은 생각의 속도와 미래 예측에 대한 가능성을 높이는 것으로 나름의 결론을 맺었다. 그런데 인터넷과 스마트폰이라고 하는 변수가 생겼다. 과거 최소한의 정보 혹은 지식만으로도 생각의 속도에 가속력을 높일 수 있었던 때와 달리 최대한 많은 정보와 지식으로 무장하고, 이를 제시간에 제대로 분석하지 않으면 안 되는 시점에 다다른 것이다. 


하지만 

많은 사람들이 창의력에서 정답을 찾으려 한다. 문제는 창의력마저도 정보와 지식으로 접근하려 하고, 별도의 평가모델까지 만들어가며 창의력 순위를 매기려 한다는 점이다.


일단 

정보와 지식을 구분 지어야 할 필요가 있다. 필자의 구분 기준은 간단하다. 칼과 불은 위험하니 조심해야 한다는 사실과 이를 어떻게 다뤄야 위험하지 않게 효과적으로 다룰 수 있는지에 대한 것은 정보이고, 과거와 현재까지 칼과 불의 사용처에 대한 사례와 연구를 통해 미래의 쓰임새에 대해 고민할 가치가 있다면 그것은 지식이다. 


만약, 

여기에서 죽은 지식을 찾는다면, 이 모든 내용이 간단한 검색으로 쉽게 찾을 수 있고, 누구나 알만한 내용으로 인식되어 있다면 그것은 죽은 지식이라 정의하고 싶다. 


정보와 지식에 대한 

구분이 제대로 정의되어 있지 않은 대부분의 사람들에게서 보이는 공통점은 이에 접근하고, 습득하는 과정을 무료로 인식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그마저도 접근하는 정보의 대부분은 실시간 검색에 오르내리는 키워드 정도이고, 직장동료와 점심 메뉴를 주문하고 메뉴가 나오기까지 주고받는 대화의 소재 정도 선에서 소비될 뿐이다. 


그렇게 

하루하루 반복되면서 어제 공짜로 얻은 정보의 가치는 점심 메뉴와 함께 이미 소비되어 어제께 죽은 지식으로 묻히고 만다. 일주일 전에 발행된 신문과 어제 발행된 신문의 가치는 오늘 발행된 신문을 기준으로 이미 죽은 정보인 동시에 죽은 지식으로 받아들일 가능성이 높은 것처럼 말이다. 


인공지능은 죽은 정보와 지식의 결합체이다.


아마존에서 수집된 

고객과 상품에 대한 데이터는 AWS(아마존 웹서비스=클라우드)로 보내진다. 누가, 언제, 어디서, 무엇을, 어떻게 구매했는지에 대한 데이터를 살뜰히 챙겨 AWS에 보내면, AWS는 이를 안전하게 보관하고, 분류하고, 분석하는 역할을 한다. 


예를 들면 이런 식이다. 

아마존 온라인 쇼핑몰에서 유아와 관련된 기저귀와 분유, 젖병 등을 구입한다고 가정해보자. 24개월쯤 되었을 때도 꾸준히 단계에 맞는 상품을 주문했다면, 아마존은 다른 고객들의 구매패턴을 파악해 함께 구매했던 상품들을 추천해 추가 구매를 유도하거나, 아빠의 양말을 구매하기 위해 검색하는 사용자에게 24개월 된 아이에게 어울리는 양말을 추천해 추가 구매를 유도하는 식이다. 해당 사용자에게 24개월 된 아이가 있다는 사실을 과거 데이터를 통해 예측한 것이다. 물론, 아마존 가입 정보란에 미혼/기혼, 자녀 유/무 정도의 정보는 제공되지만, 그 이상의 정보는 개인정보보호에 저촉된다.(물론 선택란에 기입할 수도 있다.) 이를 클라우드가 분류하고, 분석한다는 것이다. 


앞서 

일주일 전에 발행된 신문과 하루 전에 발행된 신문을 죽은 정보 혹은 죽은 지식으로 받아들일 가능성이 크다는 내용을 전했다. 인간과 달리 클라우드에게 정보는 모두 살아있는 정보인 동시에 지식이고, 이를 생산성 향상으로 연결시킨다. 이와 같은 일련의 과정이 인공지능 스피커를 통해 음성으로 전달되어 필요한 정보를 들려주고, 다시 로봇에게 전달되어 깜빡이는 눈동자와 최소한의 움직임 그리고 몇 가지의 효과음이 곁들여지면 흔히들 말하는 인공지능이 되는 것이다. 

일주전 신문, 하루 전 신문, 오늘 신문

필자는 

인공지능이 인간의 지적 능력을 뛰어넘는 시점이라 말하는 ‘싱귤래리티(특이점)’가 바로 죽은 정보와 죽은 지식에 대한 인간의 무관심에서 비롯된다고 생각한다. 새로운 글, 사진, 영상, 기타 다양한 형태로 변모되는 새로운 콘텐츠에 대해서는 환영하면서도 같은 콘텐츠가 반복되면 인간은 거부감을 갖는다. 


새로운 

무언가와 과거의 무언가를 연결시키려는 시도는 이미 또 다른 콘텐츠에 묻히고 만다. 마치 갓 구운 시나몬롤을 먹고, 곧바로 아이스 아메리카노를 마시면 최상의 맛의 조합을 느끼고, 반대로 아이스크림을 먹고 나서 사과를 먹으면, 밍밍한 맛으로 느끼는 것처럼 말이다. 


그렇다고 

모든 정보와 지식을 받아들일 필요는 없다. 인간의 능력이 이를 받쳐주지도 않는다. 고객에 대한 데이터로 고객에게 접근하는 인공지능의 방식을 존중하되 인간관계에서 발생하는 데이터는 수집하고, 분류하고, 분석하려 조금의 노력은 기울였으면 한다. 


또한, 

‘태정태세문단세 예성연중인명선 광인 효현 숙경 영 정 순헌 철 고순(태조 정종 태종 세종 문종 단종 세조 예종 성종 연산군 중종 인종 명종 선조 광해군 인조 효종 현종 숙종 경종 영조 정조 순조 헌종 철종 고종 순종)’으로 기억했던 역대 왕들처럼 4차 산업혁명을 대표하는 인물들을 기억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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