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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밀린신문 Jan 16. 2020

02. 공감 상자 하나

그들은 장사라 하고, 세상은 발상의 전환이라 한다.

[쌓는 아이] 대안
'스펙 쌓는 아이, 콘텐츠 쌓는 아이'
유튜브, 인스타그램, 넷플릭스, 틱톡, 페이스북, 트위치, 구글, 아마존, MS, 그리고 퀴비까지..
세상 모든 플랫폼은 콘텐츠를 원하는데 언제까지 스펙만 쌓을 것인가?
공감 상자 하나
재플 슈츠 Jafflechutes


건물 7층에서 

샌드위치를 떨어뜨렸더니 대박이 났다. 테이블도 없고, 의자도 없고, 멋들어진 인테리어도 없는 건물 7층에 위치한 샌드위치 매장인데 말이다. 처음엔 창업 자금이 여의치 않아 엘리베이터도 없는 건물 7층에 샌드위치 매장을 열겠다고 했을 때, 거의 모든 사람들이 부정적인 반응을 보였고, 일부는 동정 어린 시선으로 바라보기도 했다. 어느 누가 샌드위치를 먹겠다고 7층까지 힘들게 걸어 올라가겠냐는 것이다. 맞는 말이다. 수많은 우려와 근심 걱정 가득한 창업이었지만, 결과적으로는 대박이 났다.

호주 재플 슈츠(낙하산에 매달린 샌드위치)

주문과 결제는 

인터넷 사이트에서 사전 예약하고, 정해진 시간에 지상에 표시된 X자 표시 위에 서서 기다리면 낙하산에 매달린 샌드위치가 7층에서 떨어진다. 단 한 번도 X자 위에 떨어진 적이 없지만, 사람들은 좋아하고, 즐거워한다. 맛보다 경험이 먼저인 셈이다. 10평이 채 되지 않는 매장인데, 창 밖으로 낙하산에 실어 샌드위치를 내려 보내는 순간, 온 세상이 그들의 매장이 되고, 그들의 고객이 된다. 고객들의 경험은 즐거움 가득 실어 사진과 영상으로 만들어져 순식간에 전 세계로 퍼져나간다. 얼마 안가 ‘재플 슈츠’는 호주의 명물이 되었다.


인터넷으로 

주문하고, 결제하던 고객보다 앱으로 주문하고, 결제하는 비중이 늘어났다. 인적이 드물던 골목은 X자 표시가 간판을 대신하게 되었고, 출처가 불분명한 소파와 간이 의자, 플라스틱 박스가 매장 분위기를 연출한다. 덩달아 주변 상점의 매출도 늘었고, 옆 골목에선 다른 무언가를 낙하산에 실어 내려 보내는 실험이 한창이다. 


단점에서 장점으로


사실, 

엘리베이터 없는 7층은 그 무엇을 해도 어렵다. 임대료가 저렴하다는 장점 말고는 다른 어떤 매력도 찾아보기 힘들다. 인터넷 기술이 없었다면, 그 기술을 다룰 수 없었다면, 주문도 결제도 홍보도 어려웠을 것이다. 그 기술이 아이디어와 만나 그들을 ‘장사의 신’으로 만든 셈이다. 


최근 기사에 

수능 만점자의 인터뷰가 실렸다. 어려운 가정 형편에 백혈병으로 3년간 투병생활을 경험한 학생의 스토리였다. 남들만큼의 사교육이 그에겐 사치였고, 척추를 찌르는 주사치료와 부족한 학습시간은 평범한 학교생활을 로망으로 만들었다. 하지만 그만큼의 사치와 로망은 크게 문제 되지 않았다. 오히려 그에겐 암보다 ‘꽃가루 알레르기’가 더 힘들었다고 한다. 눈 가려운 게 백혈병보다 힘들었다는 것이다. 그는 부족한 공부를 인터넷 강좌로 채웠다고 한다. 보통의 학생들보다 많은 단점을 가졌지만, 단점의 일부를 인터넷 기술로 채운 셈이다. 그렇게 ‘공부의 신’이 되었다. 


누구나 단점이 있고, 

누구나 장점이 있다. 누구는 단점이 많다 하고, 누구는 장점을 더 많이 가졌다고 한다. 둘의 차이는 무엇일까? 간단하다. 마음가짐이다. 자신의 장점을 잘 아는 사람들은 자신이 잘하는 분야에 적극적이거나 전투적으로 임한다. 그런 성향을 지닌 대부분의 사람들은 자신의 단점마저도 잘 알고 있다. 반면, 자신의 단점을 아는 사람들은 실수의 원인을 알아내려 하지 않고, 실수 이후의 대책을 논하거나 타인에게 잘못을 떠넘기는 성향을 보이는 경우가 많다. 때문에 그와 같은 실수가 반복되면서 단점으로 쉽게 규정지어 버린다. 


‘재플 슈츠’ 사례에서 

보았듯이 분명 그들은 샌드위치를 판매하는 장사하는 사람들이다. 하지만 세상은 단점을 장점으로 승화시켜 성공한 대표적인 리더로 평가하고, 항상 ‘발상의 전환’으로 결말을 맺는다. 만약, 성공하지 않았다면 어땠을까? 분명, 관심조차 주지 않았을 것이고, 7층에 위치한 것부터 시작해서 샌드위치에 낙하산을 달아서 떨어뜨린다는 어처구니없는 생각 정도로 치부되었을지 모른다. 그리고선 결말은 ‘장사는 아무나 하는 게 아니야.’라고 말했을 것이다. 


요즘 아이들의 

행동이 요즘 어른들에겐 분명 단점으로 보일 것이다. 그런데 우려와 걱정으로 포장되어 별거 아닌 것처럼 ‘괜찮아, 아직 어리니까..’라고 얘기한다. 마치 그들의 말과 행동이 모두 정답인 것처럼 말이다. 일단, 어른들의 그와 같은 언행이 과거에는 정답이었겠지만, 지금은 많이 달라졌다는 사실을 반영했는지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 요즘 아이들은 어른들의 충고보다 SNS상의 ‘좋아요’와 ‘조회수’, ‘댓글’을 통해 실시간으로 피드백을 받는다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 정확한 통계를 바탕으로 말이다. 몇몇의 진심 어린 충고 혹은 조언이 ‘좋아요’ 10 보다 못하다고 생각하는 세대인 것이다. 


'좋아요', '조회수', '댓글'


실수는 괜찮다고 

말할 수 있지만, 단점은 단호하게 주변에서 일러줘야 한다. 이어서 작은 장점도 구체적으로 일러줘야 하다. 장점은 다양한 사람들의 반응에서 얻을 수 있지만, 단점은 어느 한 사람의 말 한마디로 쉽게 상처 받고, 쉽게 규정될 수 있다는 점도 알아두어야 한다. 세상은 10가지 단점이 있다 하더라도 1가지 장점이 확실하다면, 10가지 단점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장점을 구체적으로 대신해서 열거해 줄 것이다. 다행인 건, SNS가 보편화되면서 ‘재플 슈츠’와 같은 좋은 사례가 다양하고, 빠르게 공유되고 있다는 사실이다. 


하루 하나씩 그와 같은 사례를 꾸준히 저장해 두었다가 언제든 꺼내 볼 수 있도록 부모와 아이 간의 공감 상자를 생활 가까이에 두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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