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인의 도시 생활

아빠 11일차

by 오니아부지



하루하루 날짜 가는 게 아쉽다. 소중한 날짜가 빠르게 흐른다. 우리 딸이 벌써 태어난 지 만 열흘이 지났다니 놀랍기도 하다.

인생 11일차는 어때

이렇게 빠르게 흘러가는 건 날짜만은 아니다. 도시에서는 하루가 무척 빠르다. 아니, 급하다. 다음 버스를 기다릴 여유가 없고 이 지하철을 놓치면 약속에 늦는다. 양보는 나를 희생해야 겨우 일어나는 드문 일이 됐지. 아빠라고 다른 사람들과 크게 다르지 않지.


부대끼는 버스에서 오늘도 짜증이 많았다. 주변 사람과 눈을 흘기고 팔꿈치로 서로를 밀어내며 도시의 공간을 조금이라도 확보하려고 애쓴다. 이런 곳에서 우리 딸이 지낸다고 생각하니 끔찍하지. 누군가는 자식이 지내지 않길 바라는 환경, 공간, 시간 속에 왜 본인을 두냐고 하지. 맞는 말이야. 내 딸이 행복하게 지낼 수 없는 곳에서 왜 부모는 자식을 위하려면 ‘어쩔 수 없다’고 하면서 대안을 내리길 미룰까. 치열하게 고민하느니 현상 유지하는 게 에너지를 덜 쓰는 방법이지 않을까. 그 방식은 고전이고 레거시라서 모두가 예전처럼 모여서 돈을 만들고 돈을 굴리고 돈을 번다. 그렇게 서울에서 아웅다웅 하나봐.


찰떡이가 오늘은 동실 시간에 내내 잤다. 아빠가 안아볼 시간도 채 없이. 트림할 시간도 기저귀 갈 시간도 없었다. 빠르게 올라갔다. 도시처럼 빠르게 크는 찰떡이가 이 도시에 살게 될까.

keyword
작가의 이전글우연이 만드는 마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