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린 셋

아빠 27일차

by 오니아부지


아무 도움 없이 엄마하고 아빠하고 딸과 셋만 있는 첫날. 우리만 집에 있다니. 병원 간호사도, 조리원 선생님도, 입주도우미 이모님도 없는 적막 속에 우리 딸은 엄마 아빠의 서툰 손길을 받고 있다. 어젯밤에는 딸이 잠이 쉬이 들지 않고 나도 긴장하고 있다보니 사소한 소리에도 자꾸 깨게 되던데..


밤을 지새며 창밖에 거대한 아파트들과 빠르게 지나가는 자동차들을 바라보았어. 모든 게 다 딸과 연결돼서 먼 미래엔 어디 살고 있을까. 아니 당장 우리 딸이 초등학교 때는 이사를 갈까? 차는 SUV를 좋아할까, 전기차 그 이상의 것도 나오겠지. 첫차는 애플카일 거야 하고 상상도 한다.

아빠와 오롯이 둘이 보내는 밤은 힘들었을 거다.


점과 점 같았던 우리 셋이 이렇게 한 지붕 아래서 숨쉬고 호흡하고 있다는 게 어떤 순간에는 믿어지지가 않아 꿈인가 싶기도 해. 이 행복의 근간은 우리 딸이 건강하게 나와서 예쁘게 자라고 있다는 것이지. 정말 기적같은 일이야. 행복감을 느껴야지.


언제나 잊지 않고 누구를 대하거나 상황을 마주할 때 겸손하게 감사한 마음으로 살아가야지. 이 기적을 발판으로 더 좋은 사람이 돼야겠다는 다짐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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