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딸과 첫 산책

아빠 50일차

by 오니아부지

우리 딸이 어느 새 50일이라니. 아프지 않고 무사히 커줘서 우선 너무 고맙다. 엄마 아빠가 되게 해주고 이렇게 전에 느껴보지 못한 행복도 선사해준 우리 딸에게 정말 고마워. 딸 덕에 다른 인생을 사는 것 같아.


요새 자주 우리 딸 시선에서 생각하는 버릇이 생겼다. 목을 빳빳이 세우고 밥먹는 자세가 불편하지 않은지 보고 턱을 낮춰주었지. 재울 때는 까맣고 네모난 침대만 보일까 갑갑하진 않을까, 칭얼대면 얼른 안아줄 수밖에 없다. 이렇게 하면 어떻게 보일까 하며 플레이짐에 누워보는 아빠를 이상하게 볼 것도 같긴 한데..


50일을 맞아 엄마 아빠와 첫 외출을 한 소감은 어때? 눈부시게 쾌청하던 5월의 첫날, 딸과 아파트 단지 한바퀴를 도는 즐거움은 참 감사한 일이야. 남들은 소소하다고 할 수 있지만 이순간이 정말 마킹할만한 때인 것 같아. 앞으로 우리 같이 많이 여행하고 수많은 외출을 함께하겠지만 우리가 처음 함께 맞은 햇살을 잊지 못할 거야.


눈밑 부상에도 불구하고 첫 외출 투혼을 불사른 따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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