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 53일차
습관이라는 게 인생이 되는 것이지. 내가 매일매일 하는 것, 또는 자주 하는 일이 곧 나이고 나의 삶이 되는 것이지. 반복하면 곧 그게 나다 싶어. 그런 의미에서 우리딸을 마주하는 일은 반복되지만 또 매일 다른, 요즘은 ‘내 인생 = 딸을 키우는 일’이라고 생각돼. 아마 후엔 딸과 보낸 행복한 시기라고 기억될 거야.
어떤 의미에선 꾸준하게 하는 게 많지 않아. 매일 루틴으로 하는 일들 세수나 샤워나 밥 먹는 것들을 제외하면 유튜브를 보거나 스마트폰을 보고 있는 게 전부였지. 부끄럽지만.
우리 딸이 세상에 나오고 두 가지 꾸준한 게 생겼지(하나는 앞으로 더 습관화하려고 다짐). 브런치에 매일 딸에게 보내는 편지를 발행하고, 운동을 하는 거지. 러닝 하루, 테니스 하루. 육아휴직 마지막 달에는 골프 레슨도 받아볼까 고민 중이야. 엄마의 배려로 아빠의 자유시간? 내지는 리프레시 하는 시간이 생겼지(엄마도 발레 간대).
꾸준히 하다보니까 좋은 점은 매일 힘들지만 하면서 뿌듯하고 쌓여가는 느낌이 좋아. 벌써 작년의 절반 이상 러닝을 뛰었다니 말 다했지. 하루라도 안하게 되면 불안하고 압박스럽긴 해도 좋아. 개운하고. 앞으로도 러닝도 하고 구기종목도 하면서 건강을 잘 챙겨서 우리 딸 재밌게 놀아줄 게. 매일 매일 해나가면 다이어트도 되겠지. 이제 아빠는 아이스크림만 끊으면 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