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 55일차
우리 딸이 최고의 행복을 선물해주고 벌써 55일이 됐다니 믿기지 않네. 아빠는 토요일을 맞아 우리 딸이 오전에 자는 시간에 영화를 보면서 소파에서 졸았어. 주말에 평화로운 한때를 보내는 아빠만의 비법이야. 비 내리는 날에는 신카이 마코토 영화를 보면 좋거든. ‘날씨의 아이‘를 보면서 소파에서 잠이 들었어. 엄마는 왜 침대 두고 불편하게 자냐고 하는데 나는 그게 편하고 좋더라. 뭔가 주말 느낌이랄까.
그리고 리버풀FC 축구 경기를 본단다. 올해는 잘 못하지만 근 몇년은 유럽을 호령했지. 일명 극장골이라고 정규 90분이 지나서 골을 자주 넣기도 해서 쫄깃한 경기를 자주 보여준다. 아빠는 05년에 기숙사 식당에서 보다가 0:3 끌려가던 걸 동점 만들고 기어코 챔피언스리그 우승까지 해내는 걸 보면서 팬이 됐지. 어느 새 이건 20년이 다 돼간다. 요샌 체력이 마땅치 않아서 새벽 경기는 잘 못보는 편이지만 말야. 오늘 밤엔 볼 수 있을까. 딸이 자는 틈에 볼 수 있을까 했는데 벌써 눈꺼풀이 무겁다.
휴직해서 잘 체감은 안되지만 아빠의 주말은 흘러가는 방식이 이렇다. 오늘도 그래도 엄마 등쌀에 러닝을 했어. 매일이 무척 고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