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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서 제일 아늑한 엄마 품

아빠 56일차

by 오니아부지



품이라는 건 뭘까


품에 있으면 안정되나봐, 가슴이나 안긴 곳은 물리적 공간이지만 품은 내가 기대고 의지할 수 있는 심적 공간이 되기도 하지. 품이란 말이 새삼 예쁘고 따뜻하기도 하다.


우리 딸에게 품은 어디까지일까. 아직은 엄마아빠 품은 잘 때나 체감하는 것 같아. 잠깐 한눈 팔면 엉엉 울어버리고 밥이 없으면 엄마 아빠가 아무리 안아줘도 소용이 없지. 동물의 공격을 피하고 이동하며 농사하느라 노마드였던 인간이 땅에다 아기를 두고 갈까봐 생존 본능으로 뉘이면 ‘등센서’가 발동한다곤 하더라. 찰떡이도 그런 기미가 있지만 아빠는 좋아. 지금처럼 안아달라면 안아줄 수 있는 시간이 언제일까 싶어. 조금만 크면 부모 보다 친구일텐데. 아빠가 그랬듯 말이야. 커도 엄마 아빠한테 안아달라고 해줘.


우리 딸이 믿고 의지할 수 있는 너른 품이 되도록 해야지. 우리 딸이 뭐든 해도 될만큼 잘 꾸려가볼게. 엄마와 늘 그 고민을 하고 있지. 벌써 8주차고 키도 어느새 57센티미터를 넘어선 딸. 이제 금세 클 거 같아 벌써 아쉽기도 하다. 언젠가 우리 품을 떠나게 될 때가 오겠지만 언제고 든든하고 돌아올 수 있는 따뜻한 품이 되게끔 할게. 우리 딸은 건강하게만 자라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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