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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가 안녕을 말하는 법

아빠 67일차

by 오니아부지




“비가 많이 온단다.
집에 창문을 열어두고 온 것 같아”


당신께서 절반을 만든 집에 불편한 가시방석을 내어드린 건 아닌가 싶다. 이젠 ‘안통하는’ 사이가 되어버린 슬픈 사이, 세대라는 게 이렇게 흐르는 건가 싶다. 이제 우리는 어떤 사이가 되어야 하는가.


가족은 세상 모두가 등돌려도 마주 앉을 수 있는 사이라고 했는데 꼭 그런 집만 있는 건 아닐 것 같다. 새삼스레 뻔한 이야기로 들릴지 모르지. 아니, 혹은 그런 사이였다고 한들 달라진 관계 속에서 이제는 나와 부모님 사이가 예전관 다를 수 있다는 생각도 든다. 무심코 돌아보니 나와 부모는 늙어있고 어리고 예쁜 딸이 남았네.


엄마 아빠와 더 가까이 지낼 수 있다면 좋을텐데 불효만 많이 하다가 이제는 얘기가 안통한다고, 생활습관이 다르다고 멀어지고 있네. 필연일까. 어쩌면 예정된 궂어지는 사이라니 무척 슬프다. 그때는 나는 딸에게 어떤 아빠로 남을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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