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작박작한 오프닝 & 클로징-13화

[수] 드론이 없던 시절을 아시나요?

by 박선향

안녕하세요, 박작박작한 아침을 여는 박작입니다.

저는 2003년 3월에 방송 일을 시작했습니다. 그 시절은 그러니까 화면 비율이 4:3이었어요. 16:9인 HD는 몇몇 프로그램에서만 사용했지요. 대중화되지 않은 건 참 많은 불편함을 가져다주잖아요. HD데크(편집기)가 별로 없어서 프리뷰 할 촬영 테이프에, 노트북까지 이고 지고 여의도에서 수원을 오갔던 기억이 납니다.^^;


그때 만약 드론이 있었다면 어땠을까요? 이런 추억은 아마 남아있질 않겠지요?

막내 작가 신분으로 여행 프로그램을 제작할 때 에피소드입니다. 어느 지역을 가든 높은 곳에서 도시 전체를 담아내는 게 참 중요하잖아요. 드론이 없던 시절엔 어떻게 찍었을까요? 네, 맞아요. 올라갔어요, 산에!

그래서 부감 찍으러 함백산에 올라갔다가 인사차 KBS 송신탑을 방문한 적도 있어요.

다행히 길이 잘 닦여있어서 차를 타고 올라가긴 했지만, 눈길이어서 올라가다 체인이 끊어졌을 땐, 정말 무서웠습니다.


그리고 또 한 번은 강원도였던 것 같은데 너무 오래전 일이라 지역은 정확하게 생각이 나질 않네요.

여행 프로그램이다 보니 차량 협찬을 받았는데, 산을 오르기 위해 구불구불한 도로를 지나가는 차량 씬, 어떻게 찍었을 것 같으세요?

카메라 감독님과 PD님은 산 정상에 오릅니다. 그리고 저는 운전할 스태프와 함께 차에 탑니다. PD님이 전화로 “출발해”라고 말씀하시면 열심히 달립니다.

그런데 산 위에서 보면 속도가 느린지 다시 또 전화가 옵니다. “밟아!” 꾸불꾸불한 길은 조금만 속도를 높여도, 정말이지 무섭습니다. 제가 겁이 많은 편이긴 해요^^

그리고 드론이 있다 보니 요즘은 별로 등장하지 않는 장면인데, 달리는 차의 뒷모습을 담기 위해 차량 두 대로 움직이며 촬영합니다. 뒤차에서 촬영하는 줄 모르고 협찬(앞쪽) 차량 뒷좌석에서 움직이다 혼이 나기도 했습니다. 역시 전화가 오지요. “숙여!”


촬영 장비들이 다양해지고 기능도 훨씬 좋아졌지만, 제 생각에 그중 최고는 드론의 탄생이라고 생각해요. 드론이 없었다면 숱한 명장면들을 보지 못했겠지요?

방송을 보고 직접 찾아가면 드론 컷을 볼 수 없어서 오히려 방송으로 볼 때가 낫다고 생각하기도 하니까요. 그래서 옛날보다 곳곳에 전망대가 더 생긴 게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드네요^^

옛 추억에 흥분한 나머지 오프닝이 너무 길었습니다.



오늘도 박작박작한 하루 보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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