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 당신의 방은 어제와 같은 모습인가요?
안녕하세요, 박작박작한 아침을 여는 박작입니다.
저에게는 아주 몹쓸 습관이 하나 있습니다. 뭔가 새로운 일을 시작할 때면 눈앞에 펼쳐지는 풍경을 바꿔야 직성이 풀립니다. 방의 크기나 무거운 가구에 제약을 받지 않습니다. 노하우가 쌓였거든요. 지금 제 방은 마룻바닥이라서 오히려 힘이 덜 들어가다 보니 자꾸만 과감해집니다. “이제 정말 더 이상 못 바꿔. 여기서 내가 뭘 더 어떻게 바꾸겠어?” 제가 이렇게 말하면 식구들이 콧방귀를 뀝니다. 언니에게 과외 수업을 듣느라 가끔 집에 오는 꼬마 숙녀가 있는데, 그 아이가 현관을 들어서며 그랬답니다. “자, 오늘은 또 뭐가 바뀌었나 볼까?”
노희경 작가님의 드라마 <그들이 사는 세상>을 보다가 폭풍 공감했던 기억이 납니다. 시간에 쫓기며 대본을 쓰던 작가가 문득 고개를 들었다가 눈앞에 더러워진 유리창을 발견하고는 못 참고 일어나 닦는 장면이 나오거든요. 대본을 쓰기 위해 앉으면 이상하게 눈에 거슬리는 게 많습니다. 청소에서 끝나면 좋을 텐데, 저는 어쩌다 방 전체를 둘러엎는 수준이 되었을까요.
언제부터 이런 습관이 생긴 걸까, 가만히 생각해 봤는데, 엄마라는 울타리가 있어서 발현되지 않았던 습관이 서른이 넘어 독립하자마자부터 시작됐던 것 같아요. 방에 들이는 가구도 이런 성향에 따라 많이 달라졌습니다. 이리저리 방향을 바꿔쓸 수 있는 책상을 한참 사용하다, 지금은 학창 시절 교실에서 쓰던 것처럼, 작고 가벼운 책상을 쓰고 있습니다. 그래서 어디로든 쉽게 이동할 수 있지요. 저에게 아주 최적화된 책상입니다.
책상 위치를 바꾸면, 어느 날은 햇살을 마주하고, 어느 날은 햇살을 등지기도 합니다. 우리가 사는 하루하루가 다른 것처럼, 햇살을 대하는 방향도 달라져야 하지 않을까요? 자신을 위해, 바꿀 수 있는 건 바꿔보자고요! 오롯이 제 마음을 알 수 있는 건 저뿐일 테니까요. 저처럼 힘들게 가구 옮기다 병나지는 마시고요!
오늘도 박작박작한 하루 보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