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 삶의 질과 위험성 차단 중 어떤 선택을 하시렵니까?
안녕하세요, 박작박작한 아침을 여는 박작입니다.
그날은 여느 날과 다름없는 상태였어요. 몸무게를 조금 줄였으니 검사 결과도 좋아졌겠지, 하는 가벼운 마음을 진료실에 들어갔지요. 그런데 주치의 선생님의 말씀에 그만 힘들었던 기억들이 우수수 봉인 해제 되어버렸습니다.
작년 초부터 그랬던 것 같아요. ‘내가 도대체 왜 이럴까, 평소답지 않게 놓치고 잊어버리고…’ 그래서 미친 듯이 적고 또 적었습니다. 몰입하는 시간이 점점 짧아지자, 대본 쓰는 시간이 점점 길어졌지요. 어려운 내용을 다룰 때는 이해하는 데만 너무 많은 시간이 필요했습니다. ‘이것도 방사선 치료의 후유증인가? 아니면 전신마취를 너무 많이 해서 그런가?’ 그 무렵 이런 생각들을 했습니다. 그리고 얼마 안 있어 결국 이런 생각에 이르렀지요. ‘이제 드라마나 소설 쓰는 건 엄두도 못 내겠구나.’
저는 한 달에 한 번 ‘졸라덱스’라는 주사를 3년 넘게 아랫배에 맞았습니다. 그런데 이 주사의 부작용 중 하나가 ‘인지장애’라고 하셨습니다. 당장 주사 치료를 멈출 수는 없고, 대신 우울한 기분이라도 해소해 줄 약을 처방해 주겠다고 하셨습니다. 엉망진창인 저에게 이제야 적응하고 서서히 나아지려는 참이었는데, 다시 바닥으로 곤두박질치는 기분이었습니다.
우울함을 달래준다는 약은 또 다른 부작용을 불러왔습니다. 호르몬 치료를 시작하면서부터 종종 가려움이 불쑥불쑥 올라왔기에 처음에는 그러려니 했습니다. 3일 만에 다리, 팔, 겨드랑이, 가슴에도 보기 흉할 정도로 두드러기가 올라왔습니다. 그래서 4일째 되는 날, 저는 결국 임의로 약을 중단했습니다.
암 재발을 막기 위해 ‘졸라덱스’는 꼭 필요한 치료제입니다. 그런데 이제 40대 중반을 넘어선 저에게 ‘인지장애’는 너무 공포스러운 말입니다. 그래서 주치의 선생님과 논의 끝에 ‘졸라덱스’ 치료를 중단했습니다. 약물과 주사, 상호 보완 작용을 하던 치료 중 하나를 중단했기 때문에 발생할 수 있는 문제에 관한 이야기도 들었습니다. 사실 조금은 두렵기도 합니다. 하지만 저답게 살고 싶은 마음이 더 큽니다. 벌어지지 않은 일에 대비한다고 현재를 고통스럽게 보낼 순 없으니까요.
오늘도 박작박작한 하루 보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