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작박작한 오프닝 & 클로징-26화

[월] 바다 vs 산, 어디를 선택하시렵니까?

by 박선향

안녕하세요, 박작박작한 아침을 여는 박작입니다.


저는 안면도에서 태어났습니다. 초등학교 6학년 3월, 서울로 이사 오기 전까지 쭈욱 그곳에서 살았지요. 섬에서 살다 보니 소풍도 바다로 갔습니다. ‘바람 아래’라는 해변이 지금도 기억납니다. 어릴 땐 따로 이름이 없었는데, 어느 순간 생겼더라고요. 추억이 많은 장소인데 붙여진 이름이 너무 예뻐서 뭉클했습니다.


그래서 산보다 바다를 더 좋아하냐고요? 절대 아닙니다. 저는 지금도 바다를 무서워합니다. 어린 시절의 기억을 떠올릴수록 공포는 자꾸 커집니다.


아주 어렸을 땐, 바다에서 일어난 사고 소식을 종종 들었습니다. 작은 배를 타고 이 섬에서 저 섬으로 이동하는 길에 상어의 습격을 받아서 누구네 부모님이 돌아가셨다, 이런 내용이었던 것 같아요. 태풍이 지나가면 해안가에 상어에게 물린 사체가 떠내려왔다는 소문도 들어보았습니다. 태풍 때 친구 집에 놀러 갔다가 집을 덮칠 만큼 높은 파도를 보고 주저앉았던 기억도 있습니다. 그리고 바다에 대한 공포는 물에 대한 공포로 이어졌습니다. 어린 시절엔 물을 가득 받아놓은 욕조도 저에겐 공포의 대상이었거든요.


그래서 저는 수영을 못합니다. 배울 생각을 해 본 적도 없습니다. 지금도 저에게 바다는 그저 멀리서 바라보아야 좋은 대상일 뿐입니다. 그래서 바다가 좋아 산이 좋아, 라고 물으면 망설임 없이 산을 택합니다. 아마도 산에 대한 무서운 기억이 있었다면, 반대의 선택을 했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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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그런 선택을 했는지, 그만의 이야기를 듣고 있노라면, 상대방을 조금 더 이해할 수 있게 됩니다. 말하고 싶어 하지 않는 개인사를 캐물어 곤란하게 할 필요는 없겠지만, 취향을 통해 가볍게 서로의 이야기를 알아가는 건 아름다운 노력이 아닐까요?


오늘도 박작박작한 하루 보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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