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작박작한 오프닝&클로징-5화

[금] 빨간 줄을 없앴더니 파란 줄이 떡하니

by 박선향

안녕하세요, 박작박작한 아침을 여는 박작입니다.


한글 프로그램 많이들 사용하고 계시지요? 저는 노트북에 깔린 한글 프로그램이 종이와 연필보다 익숙합니다. 20년 넘게 방송작가로 살아왔으니까요. 한글 프로그램으로 대본을 쓰다 보면 빨간 줄이 그어질 때가 많습니다. 글자를 잘 못 입력하거나 띄어쓰기를 잘 못 했을 때가 그렇지요. 시간이 급하더라도 그냥 넘기질 못합니다. 방송에선 절대 틀리면 안 되니까요.


그런데 요즘은 한글 프로그램에 파란 줄도 생겼습니다. 틀린 건 아니지만, 추천하지 않는다는 의미 같습니다. 어순을 바꾸니 사라지기도 했고, 어떨 땐 아예 단어를 바꿔야만 했습니다. 일상적으로 쓰는 표현인데도, 의미를 잘못 알고 쓰는 단어가 많다는 걸 새삼 깨달았지요. 파란 줄 덕택에 맞춤법 검사기를 돌리지 않고도, 단어 선택에 더 신중하게 되었습니다.


오타가 많은 대본은 내용이 눈에 잘 들어오지 않습니다. 그래서 대본을 볼 때 처음부터 오타에 주의하라고 후배들에게 조언합니다. 시간에 쫓긴다는 핑계를 대는 작가들도 많습니다. 일단 첫 검토 단계니까, 오타는 무시하고 내용만 봐달라고 말이지요. 처음부터 틀린 걸 바로 잡지 않으면 그 작가의 대본은 최종고에서도 잘못 표기된 글자와 표현이 발견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대본은 여러 사람이 의견을 내면서 방향을 잡아가기에 그런 과정을 거치면서 끝없이 수정하는데도 말이지요. 유독 긴장을 많이 하는 날에는 방송으로 틀린 글자가 우수수 나가는 악몽을 꾸기도 합니다.


궁금했습니다. 프로그램을 업그레이드하면서 파란 줄 기능을 추가한 걸 텐데, 개발자는 왜 이런 기능을 추가했을까요? 저처럼,


6월 20일 캘리.jpg


개발자의 노력에 부응하기 위해서라도, 앞으로 계속 빨간 줄과 파란 줄을 없애기 위해 노력하렵니다. 여러분도 동참하실래요?


오늘도 박작박작한 하루 보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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