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작박작한 오프닝 & 클로징-6화

[월] 6개월에 한 번 하는 다짐

by 박선향

안녕하세요, 박작박작한 아침을 여는 박작입니다.


한 번도 세어 보지 않았는데, (6월 22일 기준) 암 수술을 받은 지 3년 하고도 62일(총 1,157일)이란 시간이 흘렀습니다. 지금 제가 보내는 시간은 뭐라고 이름 붙여야 할까요? 재발을 막기 위한 노력의 기간이라고 해 두렵니다. 암세포도 다 사라진 상태인데 치료받는 중이라고 표현하기 싫거든요. 근데 매일 약을 먹고 한 달에 한번 주사 맞는 것도 항암치료의 일부라고 하시네요^^

그래서 6개월에 한 번, 정기 검진을 받습니다. 보통 6~7시간 동안 병원에 머물지요. 번호 순서대로 가야 할 곳이 적힌 안내서를 들고 혼자 부지런히 검사를 하러 다닙니다. 그런데 검사 전날, 안내서를 확인하다가 좋아서 소리를 질렀습니다. MRI도 CT도 없다니… 잦은 검사가 반복되면서 전에 없던 공포가 생겼거든요. 딱 숨 막혀 죽을 것 같은 상태일 때, MRI실에서 탈출합니다. 채혈하면서 꽂은 바늘도 마지막 검사 할 때까지 뽑을 수 없습니다. 게다가 MRI와 CT 검사가 있는 날이면, 주렁주렁 짧은 호수 같은 걸 달고 다녀야 합니다.



이름을 대여섯 번쯤 듣고 나면, 점심시간이 시작됩니다. 검사 순서에 따라 달라지곤 하는데, 이날은 마지막 검사 하나를 앞두고, 금식 유지가 해제됐습니다. 뒤도 돌아보지 않고 병원 밖으로 나옵니다. 좋아하는 아보카도 커피와 과일 토스트를 먹습니다. 이것도 이제 루틴이 되어버렸지요. 시간이 조금 남으면, 병원 주변을 한 바퀴 빙 돌며 소화를 시킵니다. 그리고 마지막, 핵의학 검사를 하러 갑니다. 약물을 투입하면, 하루 종일 꽂고 다니던 바늘을 뺍니다. 해방의 기쁨도 잠시, 그때부터 기다림이 시작됩니다. 약이 몸 안에 퍼질 때까지 2시간을 또 기다려야 하거든요.


병원은 참 신기한 공간입니다. 오래 머문다는 이유만으로도 지치거든요. 하라는 대로 움직이기만 하면 되는데 왜 그럴까요. 아픈 환자들이 주변에 가득해서일까요? 마지막 루틴은 다짐입니다. 이제부턴 더 열심히 건강관리를 하겠노라!!! 그러니까 여러분, 절대 국가 검진을 미루지 마세요! 2년에 하루 정도는 국가의 건강 챙김을 받아보자고요.


오늘도 박작박작한 하루 보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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