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6화. 왕진

만두네 한의원

by 김형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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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매가 진행되면서 C할머니가 한의원에 내원하지 못하신지는 3년 정도가 되었다. 종종 따님들이 들렀을 때 안부를 묻고 했는데, 어제 큰따님이 오셔서 오늘 왕진이 가능한지 조심스레 물어보셨다. 허리가 너무 아프다고 하시는데 집에서 절대 안나오려고 하신다고.


점심을 조금 일찍 서둘러 먹고 지도앱을 켜고 도착하니, 요양보호사분과 함께 계신다. 근황을 묻고 진찰을 하는데 나를 알아보지 못하시고, 아프지 않은데 왜 왔냐고만 하신다.


그래도 왔으니 할머니 허리를 보고 가야죠 했더니, 허리가 아프다고 하신다. 침치료를 하면서 가만가만 근육을 풀어드리는데, 여기도 아프고 저기도 아프시다고...


치료를 마치고 요양보호사분께 몇가지 전달하고 나오려고 하는데, 할머니가 치료비를 내야지 하신다. 따님이 주셨어요라고 하고, 한의원 한번씩 오세요 라고 했다. 한의원이 어디냐고 물으셔서 설명을 드리니, 또 치료비를 내셔야 한다고 하신다.


할머니와의 모든 대화는 돌림노래.


나오려는데 요양보호사분이 음료수를 주셨다.


명륜동 내리막길을 내려오는데 저 멀리 남산타워가 보인다.


오늘은 소설도, 날씨도, 사람도 깊고 먹먹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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