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두네 한의원
며칠 전 처방을 받은 환자가 경과를 묻자 이렇게 말한다.
"일단 약이 맛있고요, 약을 복용하면 기분이 좋아지고 괜히 웃음이 나요. 이상한 약 아닌가요?"
"본래 약은 먹으면 기분이 좋아지는게 맞지요. 약藥의 한자를 보면 풀 초 + 즐거울 락 이잖아요. 먹으면 즐거워지는 풀이 약이죠 ㅎㅎ"
한의학에서는 감정과 우리 몸의 반응을 설명하면서 '희즉기완喜即氣緩'이라는 표현을 쓴다. 기쁘면 기의 흐름이 느슨해진다는 말이다. 우리가 한참 웃었을 때 몸의 긴장이 풀리고 기분 좋은 나른함이 찾아오는 것을 떠올리면 된다.
그런데 감정과 신체반응은 쌍방향 피드백 시스템이다. 즉, 기의 흐름을 부드럽고 느슨하게 만들어주면 기분이 좋아지고 웃음이 날 수 있다. 웃는 표정을 지으면 뇌는 즐거움과 관련된 반응을 보인다는 연구결과와도 서로 통하는 이야기다. 불교의 돈이 들지 않는 보시 중에 온화하고 웃는 얼굴이 있는데, 이것은 남에게도 좋고 자신에게도 도움이 된다.
한의학의 치료는 기의 흐름을 조정하는 것을 가장 중시한다. 환자가 삶에서 받는 화와 슬픔과 고민을 없애주지는 못하지만, 몸의 흐름을 조정해서 그런 감정이 신체에 일으키는 흐름을 지워내고 좋은 흐름으로 유도할 수는 있다. 그런 상태가 되면 현실의 문제를 조금 더 잘 다룰 수 있게 된다. 몸에 일어난 부정적 반응을 무조건 제거하는 대증약과 다른 점이다.
환자와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하고 의자에 앉으면서 이런 생각이 들었다.
'나는 웃기는 약을 처방한 사람이 되었는데, 음~ 그럼 나는 코미디언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