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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형찬 Jul 11. 2024

나이 들수록 호흡이 중요한 이유
(2편)

건강을 위해 생각해야 할 것들 

산소가 부족하다는 신호가 접수되면 우리 몸은 어떻게 대응할까? 


생존을 위해 에너지는 생산해야만 하므로, 호흡이란 최신의 방식을 버리고, 울며 겨자 먹기로 묵혀 두었던 과거의 비효율적인 방식을 꺼내 든다. 바로 발효다. 하지만 발효를 통해서는 충분한 에너지를 만들어 낼 수 없을뿐더러, 또 다른 문제가 발생한다. 세포들이 산소가 부족하단 가짜 뉴스에 현혹되고, 저에너지 상태가 되면 몸의 모든 기능은 저하되고, 퇴행성 질환의 발생확률은 높아진다. 암과 치매는 발생은 이런 내부환경과 밀접한 관계가 있는 대표적인 병이다.    


호흡 회로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으면 세포들의 기능은 본래 방향에서 벗어나 퇴화하기 시작한다. 이런 퇴행의 결과물은 성장과 세포증식 그리고 염증이다. 소염제와 항생제로 효과적으로 치료되는 단기간의 염증이 아니라, 염증이 지속되는 만성염증의 상태가 된다. 염증이 지속되면 식욕은 떨어지고, 염증반응으로 인해 단백질 섬유가 분해되면서 근육은 약해진다. 나이가 들면 맛있는 것도 없어지고, 움직일 힘도 의욕도 없어지는 것의 본질은 만성염증일 수 있다.

Pixabay로부터 입수된 Ri Butov님의 이미지


이런 만성염증이란 장기전에는 소염제와 항산화제는 효과적인 무기가 되지 못한다. 도리어 이런 약물의 장기복용은 장기의 손상과 같은 또 다른 건강상의 문제를 가져올 뿐이다. 우리가 영양제라고 부르는 것 또한 마찬가지다. 만약 몸 안에 다량의 항산화 물질들이 있는 것이 생존해 유리했다면, 인간의 몸은 항산화물질을 대량 저장하는 방향으로 진화했을 것이다. 하지만 실제로는 우리 몸은 이런 물질의 양을 매우 엄격하게 제한하고, 그 이상은 다 배출한다. 신호를 교란하고 해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장기적인 영양보충제의 복용 또한 해결책이 될 수 없는 이유다.    


염증으로 인한 근육의 손상은 근력의 약화뿐만 아니라 또 다른 문제를 일으킨다. 단백질이 분해되면서 아미노산이 방출되기 시작하고, 이 아미노산은 글루타민의 형태로 우리 몸의 각 부분에 배송된다. 암세포가 포도당만큼이나 좋아하는 음식이 바로 이 글루타민이다. 암 세포들에게 유리한 환경이 만들어지는 것이다. 

  

호흡 회로란 에너지 생산 시스템의 효율저하는 당연히 대사율의 저하로 이어지고, 자연스럽게 지방의 축적과 비만으로 이어진다. 마른 비만을 포함한 비만 자체가 현대인의 많은 병의 원인이 된다. 보이는 이미지와 건강을 미끼로 손쉽게 살을 뺄 수 있다는 달콤한 말과 상품들이 넘쳐나는 이유다. 만약 그런 상품들이 호흡 시스템을 활성화하고 건강하게 해 줄수 있다면 나부터 복용할 것이다. 하지만 대부분은 다이어트와 요요를 반복하며 건강을 망치는 비극적 결말로 막을 내린다. 

  

그럼 어떻게 하면 호흡능력의 저하를 막을 수 있을까?   


“분석은 ‘마이크로’ 하게, 해법은 ‘마크로’ 하게”라는 개인적인 치료원칙은 여기에도 적용된다.


Pixabay로부터 입수된 Sabine van Erp님의 이미지


꾸준한 유산소운동과 깊고 충만한 호흡 그리고 신선한 제철식재료를 이용한 채식 중심의 건강한 잡식이 가장 좋은 해법이다. 이를 통해 호흡 회로가 본래의 방향으로 활발하게 돌아가게 만들어야 한다. 이 또한 타고난 유전자와 뜻하지 않은 사고란 장애물에 발목이 걸리겠지만, 이것이 우리가 할 수 있는 최선이다.   


개인적으로는 여기에 명상과 같은 적극적인 이완 기법을 추가하길 권한다. 과잉된 정보과 자극 그리고 감정적인 스트레스가 만들어 낸 긴장을 풀어내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이 긴장은 좋은 호흡을 방해할 뿐만 아니라 그 자체로 면역기능의 저하를 가져온다.    


환자들에게 참장과 집밥을 권하고, 걷고 가능하다면 가볍게 달릴 것을 권하는 것은 이런 이유에서다.    


나는 솔직히 지금보다 수명을 늘리는 것에는 크게 관심이 없다. 이미 우리는 충분히 오래 살고 있다. 내 관심은 기대여명과 건강수명 사이의 간격을 줄이는 것. 암과 치매와 같은 중한 병에 걸리지 않고 가능한 인간의 존엄을 유지한 채로 죽음을 맞이하는 것이다.   


나는 좋은 호흡이 이 과제를 풀어내는 핵심 키워드 중 하나라고 생각한다. 병을 고치고 건강하게 살고 싶다면 다른 무엇보다 제대로 숨 쉬는 것부터 시작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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