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쓰기를 업으로 삼지는 않았지만, 매일 글을 쓰기로 다짐했습니다. 그렇게 시작한 브런치인데 어제는 그만 글쓰기를 놓쳤습니다. '매일'이 헷갈려 새벽에 쓰고 다시 그날 오후에 한 번 더 쓴 일은 있었지만 글쓰기를 거른 것은 처음입니다. 한 번이 두 번이 되는 데는 처음 한 번을 하는 데 걸리는 시간보다 훨씬 짧다는 것을 경험을 통해 알고 있기에 조바심이 나서 '오늘'이 되자마자 글쓰기를 시작합니다.
시작은 했지만 '아이디어'가 떠오르지 않습니다. 머릿속 전구에 불이 켜지는 뭔가가 있어야 할 텐데 '떠오르지 않음' 외에는 아무것도 떠오르지 않습니다. 창의력은 평범한 사람에게선 찾기 어려운, 에디슨이나 아인슈타인 같은 위인들에게나 있는 것 같습니다.
김하나 작가는 [당신과 나의 아이디어]에서 우리가 천재라고 말하는 사람들은 자신의 작업에 진지하게 몰두하고 더 나은 선택을 하기 위해 노력한 사람들이며, 천재들이 작업을 쉽게 해내는 것처럼 보이는 것은 비범한 집중력으로 유무형의 지식을 빨리 흡수하고 유연하게 사고를 했기 때문이라고 말합니다. 그래서 창의력이라는 말보다 좀 더 일상적인 '아이디어'라는 말을 사용할 것을 권합니다. 창의력은 분명이 있는 것 같지만 있다고 말하기 어려운 거대한 능력 같지만, '아이디어' 하나 쯤은 누구나 말할 수 있으니까요.
그런데 지금 저에게는 '아이디어 없음'이라는 아이디어 밖에 없네요. 이런! [당신과 나의 아이디어]에서 진지, 몰두, 노력, 집중, 사고라는 말을 들으니 아이디어라는 벽돌이 더 무겁게 느껴집니다. 차라리 창의성이라는 것이 신이 선택한 몇몇이 가진, 나처럼 평범한 사람은 감히 범접할 수 없는 오라(Aura)였다면 마음이 더 편안했을 것 같습니다.
매일 쓰기로 결심하고 가까스로 지키고 있었는데 '아이디어'의 샘이 말라갑니다. 글감이 떠오를 때마다 끄적였던 공책을 뒤적여도 혹시 대뇌 어딘가를 떠돌고 있을지 모르는 생각의 부스러기들을 끌어모아도 찾아지지가 않습니다. 오늘의 쓸거리. 오늘의 생각거리. 오늘치의 글 한줌.
쓸 수 없다면.... 역시 읽기겠지요. 좋은 읽기는 좋은 쓰기를 부른다는 믿음으로 좋은 읽기를 해야겠습니다. 읽기로 쓰기를 위한 아이디어 근력 운동을 해야겠습니다. 어제 읽다가 놓았던 이 책을 다시 읽는 것으로 오늘치 근력 운동을 해야겠습니다.
그래도 '아이디어 없음'이라는 아이디어 덕분에 오늘의 글쓰기는 지켜냈으니 다행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