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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연꽃 바람 Mar 30. 2023

우리는 왜 이렇게 책을 사랑할까?

책에 대한 많은 경구들이 있습니다. 그리고 계속해서 새로운 경구들이 쏟아져 나옵니다. 아마 '책'이라는 세계가 서로 다른 아름다움과 이유를 각자에게 주기 때문이겠지요. 


<서평가의 독서법>을 쓴 미치코 가쿠타니는 책을 '실로 작은 타임머신', '지식에 전면 접근할 수 있는 통행증'이라고 했습니다. 버지니아 울프는 '우리기 유인원에서 인간으로 성장한 이유는 책 읽기를 사랑했기 때문'이라고 했습니다. 제임스 볼드윈은 책이 "언제나 자기가 혼자라 생각하고 괴로워하며 고군분투한 사람들에게 매우 큰 해방"을 준다고도 했습니다.


책은 분명히 세계를 확장시키고, 인간을 인간답게 하며, 괴로움에 대한 해방과 치유를 주기도 합니다. 누구나 책을 사랑하지는 않지만, 단 한 번만 책과 사랑에 빠진 사람은 없습니다. 책과의 깊은 만남을 단 한 번이라도 느껴 본 사람은 이내 두 번째 사랑할 책을 찾게 되기 때문입니다. 



누군가에게 책은 자존감을 지킬 수 있는 흔들리지 않는 버팀목이 되기도 합니다. 나를 소멸시키려고 하는 외부의 시도와 어떤 모욕으로부터 나를 지켜주는 내부의 힘이 되는 것입니다. 이런 사람에게 책은 그저 여유가 있을 때 펼쳐보는 유희의 대상이 아니라, 매일 먹지 않으면 생명이 위태로울 수 있는 약과 같은 생존을 위해 반드시 잊지 않고 지켜내야 하는 것입니다. 


알베르토 망겔은 [독서의 역사]에서 19세기 쿠바의 담배공장에 고용되어 노동자들에게 큰 소리로 책을 읽어주던 낭독자에 대해서도 썼다. 이린 시절 망겔을 가르쳤던 한 교사의 아버지로, 많은 고전을 암기하고 있었던 하가에 대한 이야기도 있다. 이 학자는 나치의 작센하우젠 강제수용소에서 동료 수용자들을 위한 도서관 역할을 자원했다. 책을 암기해 지식의 명맥을 이어가는 [화씨 451]의 애서가들과 아주 비슷하게 말이다. 

[서평가의 독서법] 미치코 가쿠타니 지음. 김영선 옮김. 돌베개(2023)


생존의 위기 상황에서도 기어이 책을 읽는 행위를 지켜냈던 사람들의 이야기를 만날 때마다 다시 답을 찾지 못한 질문을 하게 됩니다.


"우리는 왜 이렇게 책을 사랑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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