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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수와 배려 사이

누군가 실수를 할까 봐, 조마조마한 기분

by 정다운 너

누군가 실수를 할까 봐,

조마조마한 기분 알아?


물론 나의 실수도 볼품없고

막돼먹은 것들이지만


짐작되는 타인 실수와 예견할 수 있는 잘못이

점점 그 기세를 넓힐 때,

그걸 감지하면서 불안해지는 기분.



실수 없는 하루가 없지만

누군가 하지 말아야 할 실수를 저질렀을 때, 그런 실수가 벌어졌을 때,

화가 나기보다는, 화를 내야만 하는 상황에서

기어코 화를 내고 나서 주워 담아야 하는 감정의 잔재가

분화구를 빠져나온 거친 분진으로 공기 속을 부유하는,

굴뚝을 빠져나온 시커먼 얼굴로 어리둥절하게 서서

숨을 고르어야 하는 얼마간의 시간.


(당신을 용서하지 않을 수도 있다고

혼자하는 속의 말을 내 속에 밀어넣으며 숨을 깊이 들이마시지)


내가 하는 행동이 옳고 그른 것인지에 앞서서

효율적이고 경제적인지를 떠나서

상대방에게 친철한가,라고 자문해 보는,

유시민이 누군가에게서 들었다는 조언.


이 행동과 말을 접하는 상대방의 마음이 한번 더 다칠 수 있지는 않을까,

두어 걸음 물러나서

조금 더 시간을 두고

한번 더 발품을 팔아서

좀 나중에 전달하면

나쁜 사람이 아닌 당신과 내가

누군가에게 나쁜 사람이 되지 않을 수 있는 말과 행동.


당신의 마음을 헤아리고 납득할 수는 없어도 이해해 볼 수도 있는,

수면부족과 출퇴근의 고단함과 과업무의 피곤함이 범람하는 도시에서

그래도 제대로 된 사람으로 누군가에게 전할 수 있는 선의.

배려의 다른 이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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