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나보다 어린 나이에 나를 낳고
나보다 어린 나이에 나를 떠난 당신을 알고 있다.
나를 낳고 얼마 지나지 않아 병을 얻고 몰려오는 슬픔으로 한숨 지었을 당신을 알고 있다.
세상에 남겨질 수 없다는 것은 더 이상의 저녁을 볼 수 없다는 것.
나란히 앉아
흘러가는 강물에 돌멩이 하나 던져 넣을 수 없다는 것.
차라리 새소리로 태어났더라면, 접히는 생의 페이지를 날개 꺾이는 슬픔으로 토해내지는 않았을 텐데.
그해 겨울 공기는 유난히도 맵고 차가웠다고 했다.
내가 기억하지 못하는 그해 겨울에 죽음이 넘어온 문턱에서 내가 자주 넘어졌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