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저녁 그림자

by 정다운 너



입가에 걸린 미소

창가에 걸린 풍경


창 안에서는 도무지 알 수 없는 지척의 표정이

짙어졌다 흐려졌다


서향으로 난 창가에

서성이며

길어질대로 길어진 그림자가

제 풀에 꺾여질 때


이른 삼월 봄볕

달아오른 나무 기둥


우리가 함께 다녀갔다는 흔적이

나이테 안으로 숨어들 때


가만히 창문을 닫는다

꽃잎이 흔들린다.




keyword
작가의 이전글남겨둔 오해, 3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