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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바람 Jan 27. 2024

단어를 외우자

2023.08.28.월요일

문법 수업.

오늘은 시험보는 날인데 교사 S가 오지 않았다. 보강교사가 들어와서 대신 level test를 진행했다. 시험문제는 미리 S가 준비해둔 모양이다. 문제는 50개인 줄 알았는데 45개다. 지금까지 늘 50문제였는데, 아무래도 S가 실수로 한 장을 놓친 것 같다. 아, 그리고 이번 문제는 딱 시험범위에 맞추어져 있다. 지금까지는 전범위이고 문제가 마구 섞여 있었는데 이번 문제들은 시험범위 순서대로 되어 있고 심지어 예문도 본문에 있던 것을 많이 활용했다. 땡큐 S. 오늘 무슨 일로 안왔는지 내일 물어봐야겠다. 시험은 늘 그렇듯이 아는 것은 열심히 풀고 모르는 것은 찍었다. 



듣기 수업.  

교사는 다들 문법 시험을 잘 봤냐고 묻더니 듣기 시험을 보게 되면 이렇게 접근하는게 좋다고 방법을 알려주었다. 먼저 문제만 읽으란다. 답은 읽지 말란다. 시험지를 받고 나서 듣기 방송이 시작될 때까지 시간이 짧은데 다 읽으려면 어렵단다. 그리고 그걸 어떻게 다 기억하냔다. 맞는 말이다. 문제만 읽고 내가 듣기 방송에 무엇을 주의깊게 들어야 하는지 큰 그림을 그리란다. 아주 유익한 조언이다. 

교사의 조언에 따라 듣기 문제를 함께 풀었다. 먼저 문제만 파악했다. 모르는 단어는 교사에게 물어보았다. 새로 배운 단어는 implied(함축된, 암시적인)라고 생각했는데 아니다. 이 단어는 전에 배웠던 단어다. 다른 수업에서 배웠는데 또 새롭게 느껴진다. 배웠어도 기억을 못한다. 슬프다. 어쨋든 질문만 읽고 나서 듣기를 들었다. 내용은 캐나다에 영어공부하러 온 아들이 2달동안 소식이 없어서 부모가 이메일을 보낸 것이다. 부모는 아들에게 네가 너무 바쁜 것 같으니까 4지선다형으로 소식을 묻고 있다. 소식이 없는 아들에게 살짝 비꼬아서 전개된 내용이 재밌다. 이래서 implied가 나온 거구나. 문제를 풀기 전에 본문을 다시 듣고 스크립트의 빈칸 메꾸기도 했다. 역시 내 귀에 들리는 것이 전부가 아니었다. 나는 두 단어로 들렸는데 알고 보면 다섯 단어가 후루룩 지나갔다. 그 짧은 시간에 언제 저렇게 많은 단어들을 말했단 말인가? 듣기의 길은 역시 험란하구나.



읽기와 쓰기.

오늘은 교사 D가 왔다. 보통 시험보기 직전에 하는 빅 게임을 한다. 세 팀으로 나누고 각 팀의 선수번호를 정한 후 나와서 문제를 풀고 점수를 획득하는 게임이다. 문제유형은 본문내용, 단어스펠링, 단어품사, 비슷한말, 몸으로 말해요 등이다. 오늘도 다들 재밌게 문제를 풀면서 게임을 즐겼다. 한바탕 게임을 하고 나서 D는 내일 있을 시험에 대해 설명한다. 응? 근데 내일 쓰기 시험이 아니라 읽기 시험이란다. 내가 또 뭔가 잘못들었나보다. 쓰기 준비만 잔뜩했는데... 오늘 저녁에 열심히 읽기 시험 준비를 해야겠다. 단어에 집중하란다. 단어 품사, 단어 빈칸 메꾸기 등이 많이 나온단다. 역시 품사가 문제다. 열심히 외워봐야지.



점심시간에 이제 3층에서 밥을 먹고 거기서 쉬어도 된다. 드디어 여름시즌이 끝나고 학생들이 많이 귀국해서 학생 라운지에서 하던 수업이 사라졌다. 덕분에 여유롭게 라운지에서 밥을 먹었다. 일본친구 K가 밥 먹고 나서 산책나가자고 해서 밖으로 나와 산책을 하고 왔다. 그래. 이런 여유도 좀 가져야지. K는 이번 주까지 이곳에서 수업을 듣고 다음 주에 빅토리아라는 곳으로 이동해서 수업을 듣는다. SSLC의 캠퍼스가 여기 밴쿠버, 빅토리아 등 몇 군데에 있다고 들었다. K는 유치원교사였는데 여기에 워킹홀리데이 비자로 들어왔다. 가급적 여기서 일을 하면서 정착할 요량이다. K는 전에 일본 학생 H가 잘 적응할지 함께 걱정했던 친구다. 차분하고 온화한 성품이라 같이 대화하기 좋았는데 이번주가 마지막이라니 너무 아쉽다. 우리는 시간이 참 빨리 지나간다면 서로 아쉬워했다. 



회화시간.

오늘은 캐나다에 대해 배워보잔다. 그러면서 캐나다의 지방이름을 빈칸 메꾸기로 배웠다. 캐나다의 지방이름은 저번에 듣기 수업 시간에 배운 내용이다. 그런데 참 낯설게 느껴진다. 지방이름과 위치를 하나씩 확인하고는 캐나다에 대한 질문을 주고 받는 그룹 활동을 했다. Talk about some famous Canadians. 근데 캐나다 출신의 유명인이 생각보다 많다. 셀린디옹, 저스틴비버, 짐캐리, 키아누리브스 등이 캐나다 출신이란다. 오늘 함께 활동한 친구들은 모두 이번주가 마지막이란다. 그래. 잘가. 모두가 떠나는구나. 하긴 나도 11월이면 여기를 떠나지. 누구나 이곳에 왔다가 떠난다. 그게 순리다.




오늘은 보충수업이 없다. 도서관에 가서 얼렁 읽기 시험 준비를 해야지 하고 학원을 나서는데 K와 마주쳤다. K의 근심어린 표정. 그녀의 캐나다 은행계좌가 갑자기 마이너스가 되었단다. 자기는 이해가 안된다면서 어떻게 해야할지 모르겠단다. 은행에 가서 직접 물어보는게 좋겠다고 했지만 솔직히 영어가 통할까 싶다. 에이전시(유학원)에 물어보면 어떨까 했더니 맞다면서 자기네 유학원으로 향해갔다. 따라가서 도와주고 싶지만 어차피 나의 영어가 짧아서 별 도움이 안될 것 같다. 잘 해결되길 기원했다.

도서관에서 열심히 단어 공부를 했다. 어차피 암기는 어려울 것 같아서 예문들을 통해서 익숙해지려고 노력했다. Longman 사전과 Oxford 사전에 나온 예시문을 중심으로 살펴보았다. 어떤 단어는 아무리 봐도 친숙해지지가 않는다. 그냥 최선을 다해보는 수밖에 없지. 단어 공부만 겨우 하고 집에 왔다. 아무래도 시집을 읽고 쓰는 것은 주말에만 해야겠다.


집에 와보니까 아무도 없다. 역시 젊은이들은 모두 밖으로 나간 모양이다. 나의 멕시코 친구 K가 그립다. 나는 적막한 집에서 열심히 공부했다. 짧은 영어일기로 하루를 마무리하자.

집은 고요하다. 다들 어디 간 걸까? 월요일인데 느낌은 금요일같다. 나의 영어 연습 상대가 아무도 없다. 그냥 단어나 외워야겠다.

The house is slient. Where did everyone go? Today is Monday, but Feeling is like Friday. I have no one my english practice partner. I just memorize english word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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