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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바람 Feb 18. 2024

나의 꿈은?

2023. 09. 05. 화요일

문법 수업

처음 친해졌던 친구들이 다 떠나고 이제 나만 홀로 남은 문법 수업. 그러나 새로운 친구들이랑 또 친해지고 있다. 그래. 인생이란게 이런 거지. 계속 흘러가는 것이다. 시간도 흘러가고 친구들도 흘러간다. 나도 흘러간다. 

교사 S는 이번 달의 수업 진도에 대해 설명해 주었다. 17단원부터 28단원까지 나간다. 좀 많은데? 몇 개는 문법이라기 보다는 어휘 공부에 가깝단다. 25일에는 레벨 테스트가 있단다. 오예! 오늘의 단원은 명사인데 아주아주 기본적인 셀 수 있는 명사와 셀 수 없는 명사, 거기에 사용되는 수량 표현을 배웠다. 근데 쉽다고 무시하면 안된다. 결국은 어휘를 많이 알아야 한다는 것이다. 그게 더 어렵다.




듣기 수업

드디어 교사 W가 돌아왔다. 지난 달에 새로 들어온 학생들은 교사 W를 처음 본다. 그런데 교사 W는 오자마자 2층에서 뭔가 잘못 처리했다면서 학생들 중에서 2명에게 레벨 업이 되었으므로 2층에 가서 확인하고 새 스케쥴을 받으란다. 아마도 지난달 보강교사가 학생들 레벨 업에 대해 처리하지 못했나 보다. 그 학생들은 이 수업을 3달 정도 들은 학생들이다. 교사 W는 그들에게 잘가라고 인사하고는 새로온 학생들의 이름과 국적을 파악했다.

모든 학생들과 인사를 나눈 후에 자기에게 물어볼 것이 있으면 뭐든 물어보란다. 이 말은 늘 수업 시작할 때 하는 말이다. 캐나다 문화나 뭔가 이상한 것, 신기한 것이 있으면 물어 보란다. 다들 조용하길래 나는 너의 휴가는 어땠냐고 물었다. 그는 지난번 휴가는 집안에 상을 당해서 좀 힘들었단다. 이번 휴가는 그래도 좋았단다. 길게 얘기했는데 내가 알아 들은 것은 이 정도다. 그 말을 들으니까 생각나서 너의 별장(캐빈)은 아직 무사하냐고 물었다. 저번에 산불이 크게 나서 W는 자기 별장 지키러 간 적이 있었다. 아직은 무사하지만 어서 우기가 와야 안전해진단다. 그래. 여기는 지금도 산불 때문에 난리다. 특히 옐로나이프(오로라를 보는 지역)가 최근 심각하단다. 이번 겨울에 내가 가기 전까지는 나아지겠지?

오늘부터 나갈 단원은 food에 대한 것이다. 파트너와 이야기를 나누라는 질문이 웃기다. 만약 하나만 선택해야 한다면 건강한 음식이 좋으냐, 맛있는 음식이 좋으냐라는 질문이다. 당연히 다들 둘다 좋다고 하지. 그래도 하나만 선택하라면? 교사는 파트너와 이야기를 나눈 후에 한 명씩 돌아가면서 자신의 선택을 이야기하도록 시킨다. 나는 맛있는 음식이 좋다고 했다. 건강한 음식이 건강을 위해 중요하지만 맛있는 음식은 나를 행복하게 한다고 답했다. 의외로 많은 학생들이 건강한 음식을 선택했다. 젊은이들 중에서도 건강한 음식을 선택한 학생들이 많다. 요즘 젊은이들은 건강을 많이 챙기는 편인가 보다.

음식에 관련된 단어들에 대해서도 배웠다. 대부분 아는 단어들인데 모른 것이 2개가 있다. entree는 a dish served as the main course of a meal. 즉 음식의 중심이 되는 중요한 요리란다. 주로 코스 요리에서 메인을 말하나 보다. 자꾸 발음하다보니까 학창시절에 배웠던 단어인 것 같다. ingredient는 one of the food elements used to make a special dish. 즉 음식에 들어가는 재료다. 생각해보니까 ingredient는 뭔가 낯이 익다했더니 보충수업에서 배운 단어다. 결국 다 아는 단어들이다. 기억을 못할 뿐이다. 



읽기와 쓰기 수업

이 수업은 레벨 up을 해서 새로운 교실로 간다. 낯선 교실. 낯선 친구들. 낯선 교사. 모든 것이 낯설다. 교실도 2층이라 한 층 내려가야 한다. 구조도 지금까지의 교실과 다르다. 뭐 어쨌든 적응해야지. 교사는 새로온 학생들이 있으므로 서로 이름과 국적을 소개하도록 시켰다. 다행히 다른 수업을 같이 듣는 학생들이 몇 명 있어서 인사를 나누었다. 교사 E는 친절한 성격이다. 다만 영어가 너무 빠르다. 영국인이란다.

새롭게 시작하는 읽기 단원은 Job에 대한 것이다. 자신이 꿈꾸는 직업은 무엇인지, 5년전과 달라진 목표가 있는지 등에 대해 그룹을 지어서 대화하도록 했다. 나는 이 나이에 꿈꾸는 직업을 어떻게 말하냐 싶어서 그냥 어린 시절 나의 꿈은 교사가 되는 것이었다. 그리고 그 꿈은 변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럴 때는 나이든 사람인 것이 티가 난다. 하지만 뭐 어때? 사실 지금 나의 꿈은 여행가라고 말하고 싶었지만 그게 직업이라고 하기에는 좀 뭐해서 참았다. 여행작가라고 할껄 그랬나? 아니면 나의 꿈은 무협소설 쓰는 것?

그룹 활동이 끝난 후 교사는 교재의 본문에서 단어가 중요하다면서 단어를 잘 익히라고 한다. 그래 여기서도 단어를 강조하는군. 문장이 적힌 종이를 나눠주고 그룹을 지어서 해당 문장을 본문에서 찾아 밑줄을 그으란다. 응? 전체를 읽지도 않고? 일단 문장의 위치만 찾았다. 그리고 그 중에서 하이라이트로 강조된 단어의 품사를 확인하고 그 단어의 의미도 파악하란다. 그리고 그 단어를 이용해서 한 문장을 작문해보란다. 이런 식으로 단어를 익히도록 하는구나. 낯선 방법이지만 뭐 해봐야지. 단어는 총 7개인데 2개 정도 하고 나니까 시간이 끝났다. 나머지는 숙제로 해오란다. 오늘은 숙제가 많군.




점심시간

그동안 함께 점심을 먹었던 친구들이 지난 주에 대부분 떠났다. 그래서 L과 새로운 친구들과 함께 점심을 먹었다. 그들은 지난번에 린 캐년에 같이 놀러갔던 친구들이다. 그 중 2명은 나와 같은 빌딩, 같은 층에 산다. 나는 그 사실을 알고 있었지만 그들은 몰랐나보다. 며칠 전에 1층에서 마주쳤을 때 그들은 매우 놀랐다. 그들은 나에게 몇 호실이냐고 묻고는 놀러오겠단다. 그러라고 했다. 그들은 린 캐년에 갔을 때 먹었던 나의 주먹밥이 그립다면서 또 먹고 싶단다. 저번에 복도에서 마주쳤을 때도 그런 말을 했다. 그래. 해줄께라고 했더니 아주 신나서 언제 해줄거냐고 묻는다. 응. 내일. 다들 허걱 놀란다. 안그래도 나의 친구 L이 떠나기 전에 한번 더 해주고 싶었다. 다들 너무 신나한다. 친구들이 즐거우면 나도 즐겁다.




회화 수업

오늘의 대화 주제는 Job다. 응? 읽기 주제와 겹친다. 은근히 수업들이 연계성을 가진다. 덕분에 단어들을 여러번 학습해서 익숙해질 수 있다. 파트너와 함께 영어로 아는 직업을 최대한 찾아보란다. 의외로 여러 직업들이 나왔다. 그리고 직업 단어를 그림과 매칭하는 활동을 했다. 뭐 그림은 좀 애매하지만 그럭저럭 찾을 수 있었다. 대부분 아는 단어다. 

어떤 종류의 직업을 원하는지, 왜 원하는지 등에 대해 질문이 적힌 종이를 받았다. 거기에 답을 써 보란다. 아까와 비슷해서 쭈욱 답을 썼다. 먼저 완성한 학생들에게는 문장에서 잘못 사용한 것이나 단어 등을 고쳐준다. 덕분에 작문 연습도 했다.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나자 이제 그만 쓰고 파트너와 함께 질문을 주고 받으란다. 오늘 파트너가 된 학생은 브라질 사람이다. 경영학을 공부하는 학생이란다. 그녀는 자신의 부모가 사업을 하고 있어서 경영학을 공부한단다. 하지만 자기는 인테리어 디자인이 더 좋단다. 음. 그렇구나. 네가 좋아하는 것을 전공하는 것이 더 좋지 않을까라고 말하려고 했는데 시간이 끝났다. 다음에는 이야기 해봐야겠다.




보충 수업

오늘은 새로운 학생들이 세 명이나 왔다. 사실 지난 주에 친구가 떠나서 어쩌면 보충 수업에 나 혼자일 수도 있겠다고 생각했는데 다행이다. 오늘의 주제는 hair style이다. curly hair 곱슬머리, pony tail 묶은 머리, bald 대머리, pgtail 땋은 머리 등 은근히 헤어 스타일에 대한 단어가 많다. 새로 배운 단어는 weave 엮다(머리를 땋다), trim 다듬다. 

여러 질문이 있는 바구니에서 무작위로 골라서 대답하는 활동을 했다. 내가 첫번째 고른 질문은 100년 후에는 사람들의 헤어 스타일이 어떻게 변했을까? 윽. 꼭 골라도 어려운 것을... 영화 같은 데서 보면 미래에 사람들이 헬멧 같은 것을 쓰고 이상한 슈트를 입고 있는 것이 있으니까 어쩌면 다들 대머리가 아닐까라고 횡설수설했다. 다른 사람들은 얼마나 자주 미용실에 가냐, 지금 머리가 마음에 드냐 이런 질문들이다. 어떤 브라질 사람은 학생 때부터 지금까지(중년인 듯) 머리가 똑같단다. 그는 아주 짧은 커트(제대 말년의 군인 같은 길이)인데 3주에 한번씩 머리를 깎는단다. 호오. 재밌게 사는 사람들이 많다.




도서관에 가서 숙제를 하고 복습도 했다. 숙제가 많아서 한참 걸렸다. 그리고 문법 복습도 꼼꼼하게 했다. 이번달 레벨 테스트에서 잘 봐서 up해야지. 아무래도 시 한 편을 읽기에는 시간이 부족하다. 그것은 주말에 해야지. 집에 오는 길에 마트에 들러서 주먹밥 재료를 샀다. 집에 있는 야채들도 있지만 좀더 추가할 것들을 샀다. 내 친구 L이 채식주의자이기 때문에 채소들만으로 맛을 내야 한다. 저번에도 그랬다. 오늘은 특별히 단무지를 쫑쫑 썰어넣기로 했다. 그게 은근히 맛있다. 집에 오자마자 밥부터 하고 재료들을 다듬고 한바탕 요리를 했다. 요리는 즐겁다. 다만 설겆이는 싫다. 재료를 다듬고 알람을 맞추었다. 주먹밥을 만들려면 아침에 일찍 일어나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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