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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바람 Sep 10. 2023

도서관에 가다

2023.07.06.목요일

7월6일 목요일이다. 어제 밤 잠을 또 설쳤다. 그래도 일찍 일어나서 어제 만들어둔 도시락을 가지고 학원으로 향한다. 오늘은 어제보다 조금 더 잘 들리기를 바라면서...


grammar 시간이다. 이번에도 'R'과 같이 앉았다. 어제의 숙제도 확인하고 서로 사는 이야기도 간단히 주고 받았다. 'R'은 denist(치과의사)였는데 은퇴하고 지금은 학교에서 학생들을 가르친단다. 아들이 둘 있는데 한 명은 여기 밴쿠버에 살고 한 명은 미국에 산단다. 지금 영어를 배우는 이유는 아들들과 미래의 며느리들과 소통을 하기 위해서란다. 멋지다. 은퇴하고 새로운 삶을 사는 것도 멋지고 영어로 자식들과 소통하려는 것도 멋지다. 


수업이 시작되자 교사는 숙제의 답을 확인해주고 present progressive and simple present(현재 진행형과 현재 시제)에 대해서 문법적인 내용을 설명해주었다. extra grammar의 내용과 약간 겹친다. 특히, non-action 동사에서는 현재 진행형을 거의 사용하지 않는다는 내용이 딱 중복된다. 다만 그게 구분이 쉽지 않다. informal conversation(비공식적인 대화)나 변화하는 감정 등에서는 사용하는 경우도 있단다. 'I`m loving this book!' 같은 말은 사용한단다. 여기서부터 헛갈린다. 뭐든 예외가 있어서 어려운 것이다.


그리고 연습 문제를 쭈욱 푸는데 너무 빠르다. 'R'과 나는 헉헉 대면 겨우겨우 따라갔다. 우리는 다 적지 못한 것을 옆 자리의 'M'에게 의지할 수 밖에 없었다. 결국 마지막 문제는 다 받아 적지 못했다. 'M'이 보여줄까 하는데 내가 일단 한번 내 스스로 하고 나서 보여달라고 부탁하겠다고 했다. 그래야지. 지금까지 따라 적은 것은 그럭저럭 이해한 상태에서 적은 것이지만 마지막 문제는 파악이 덜 되었다. 내가 스스로 파악하는 것이 먼저다. 



listening 시간이다. 오늘도 지금까지와 비슷한 패턴이다. 먼저 교재에서 모르는 단어를 파트너와 의논해 보고 dialogue를 듣는다. 그리고 본문 내용 프린트물을 나눠준다. 물론 길다란 빈칸이 있다. 들으면서 받아적어 본다. 그리고 확인한 후 문제를 풀어본다. 이제 패턴이 익숙해져서 당황하지 않는다. 다만 아직 잘 들리지 않는 것들이 많다. 귀가 어서 트여야한다. 그리고 아직 모르는 단어들도 많다. awkward(어색한, 불편한), talkative(수다스러운) 같은 말들은 어디선가 들어봤는데 확실히는 모르는 단어들이다. 친숙해지려고 노력해야한다. 암기는 어차피 불가능하므로 익숙해지려고 노력해보자. 아직은 awkward 영어지만 talkative 말을 많이 하다보면 익숙해지지 않을까?


다음은 R&W 시간. 여전히 파워풀한 교사 D가 어제의 숙제를 꼼꼼히 확인한다. 여기 교사들은 학생들의 출석과 숙제, 각종 테스트를 누적시키고 여기에 level test 성적까지 합쳐서 level up을 결정한다. 그리고 매달 말에 학생의 활동에 대한 간략한 교사들의 기록이 적혀있는 성적표를 나눠준다. 나도 지난 달 마지막 수업에서 받았는데 일주일 밖에 안되어서 별다른 내용은 없었다. 

숙제 검사를 한 D는 숙제의 답을 확인시켜 준다. 그리고 나서 지난 번에 읽어오라고 한 교재의 내용을 돌아가면서 읽게 한다. 중간중간 발음도 교정해준다. 내용이 흥미롭다. 전생의 기억을 가진 여자의 이야기이다. 어릴 때 사고로 전생의 기억을 꿈으로 꾸었고 그것을 확인하는 과정이 나와 있다. 전생이라는 주제도 흥미롭고 주인공의 전생 기억도 흥미롭다. 이집트의 노예였던 소녀는 왕과 사랑에 빠지고 그 사랑을 숨겨야했단다. 역시 동서양을 막론하고 사랑 이야기는 흥미로운 소재다. 


점심시간은 어제의 그 친구들과 함께 식사를 했다. 어제 장보러 갔다가 포도가 세일하길래 사서 같이 나눠 먹었다. 내가 TooGoodToGo 어플에 대해 이야기하니까 몇 명은 알고 있단다. 이런 저런 이야기를 조금 나누고 나니 점심시간이 끝났다. 나는 또다시 학생 휴게실에서 숙제를 했다. 정신을 차리지 않으면 숙제를 놓친다.


Communication 수업. 오늘은 키, 몸무게, 나이, 사람의 모습을 표현하는 것 등에 대해 배웠다. 재밌다. 수염도 모양에 따라 다르게 부른다. 콧수염은 mustache, 턱수염은 beard, 턱수염은 goatee beard, 구렛나루는 sideburns란다. 대머리는 bald, 곱슬머리는 curly hair. 그밖에 키, 외형, 눈 등에 대해 단어를 배운 후에 group을 지어서 칼라로 인쇄된 종이를 나눠주었다. 종이에는 10여명의 사람그림이 있는데 조금씩 외모가 다른다. 이들을 말로 묘사해서 누군지 이름을 맞추란다. 나름 재미있다. She has Dark short hair, no glasses, black cloths. 이런 식으로 설명하는 것이다. 그런데 서로 다른 국적의 사람들이라 서로 발음을 알아듣는 것이 참 어렵다. 그래도 재밌다. 한참 요란스럽게 설명하고 나니 수업이 끝났다. 



정규 수업이 끝나고 보충수업에 들어가보니 오늘은 'R'이 합류했다. 아무래도 'R'은 나의 best friend가 될 것 같다. 그런데 'R'은 이번달만 학원에 나온다. 여름 휴가 중에 여기 온 거란다. 아쉽다. 오늘 보충수업 시간의 주제는 beach. 여러 단어도 배우고 서로 질문도 했다. 교사는 밴쿠버에서 좋은 비치 몇 군데를 소개해주었다.

보충수업까지 알차게 듣고 뿌듯한 마음으로 도서관으로 향했다. 어제 grammar 수업을 같이 듣는 한국인 친구 K가 알려준 곳이다. 기숙사 방보다 공부하기 쾌적한 환경일 거라고 했다. 가보니 역시 좋다. 누구나 들어갈 수 있고 공부할 수 있는 자리도 다양한 형태다. 작은 테이블부터 쇼파, 독서실 책상 등등 다양하다. 그리고 책도 엄청 많다. 늘 그렇듯이 책은 읽지 않아도 옆이 있으면 뿌듯한 기분을 느낄 수 있다. 물론 대부분의 책이 영어다. 한쪽에는 한국말로 된 책도 있다. 한바퀴 둘러보고 작은 테이블이 있는 자리에 앉아서 숙제를 했다. 앞으로는 학원이 끝나고 여기 들려서 두 시간 정도 숙제와 공부를 하고 가야겠다. 조금 여유가 생기면 책도 읽어야겠다. 영어 원서로 된 책을. 그 정도 수준이 되려면 시간이 좀 필요할 것이다.

오늘도 열공하고 집으로 향한다. 씻고 요리하고 도시락 준비하고 복습도 하고 너무나 할 일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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