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나는 괜찮아지는 게 미안할까?

죄책감과 사랑 사이, 멈춰 선 나에게

by 지혜로운보라

2021년 12월, 아빠가 돌아가셨다.
엄마는 아빠를 집에서 오랫동안 간병하셨고, 그 시간이 힘들었다는 걸 누구보다 잘 안다.

결국 요양병원에 모시게 되었고, 코로나 시기라 병문안은 유리문을 사이에 두고 이뤄지곤 했다.
엄마는 그 시간을 견뎌내셨다.


2024년 1월, 이번엔 엄마가 아프기 시작했다.
“아빠만 보내드리면 나도 좀 살 것 같다”라고 했던 엄마는 정작 아빠를 보내고 나서 죄책감과 미안함을 끌어안고 병을 키워갔다. 병을 묵히고 묵힌 끝에, 엄마는 결국 패혈증으로 응급실에 실려갔다.

한 달의 입원 생활 후 퇴원했지만, 진짜 문제는 그때부터였다.


여동생은 엄마가 요양병원에 입원하길 원하지 않는다고 했다. 그래서 다시 집으로 모셨다. 엄마는 요양보호사조차 허락하지 않았고, 동생들을 집에 붙잡았다. 결국 따로 살던 남동생까지 다시 집으로 불러들였다.

엄마는 집에서 모시는 것이 당연한 듯 고집을 부렸다. 혼자 생활이 불가능함에도 집에 있겠다고 고집을 부렸다. 병원에 모시자는 말을 하는 나는 매정한 딸이 되었다.


나는 내 삶을 살아가는 것에 죄책감을 느꼈다.
아이와 웃을 때마다
맛있는 음식을 먹을 때마다
행복한 순간이 올 때마다
‘지금 내가 괜찮아져도 되는 걸까’ 하는 마음이 올라왔다.

내가 괜찮아질수록, 마음은 더 무거워졌다.

그래서 강의는 멈췄고,

SNS나 블로그에 글을 쓰는 일조차도 두려워졌다.
마냥 행복할 리 없지만, 내 일상을 어딘가에 올리는 게 동생에게 미안해졌다.

어디선가 웃기라도 하면 그 웃음 뒤로 엄마 얼굴이 떠올랐다.
나는 엄마에게 묶여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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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한 일상을 꿈꾸는 두 아이의 엄마이자 한 남자의 아내 그리고 나이들수록 더 멋지게 사는 여자, 삶에 질문을 던지고 해답을 찾아가는 why하는 하브루타 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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