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21번 버스는 떠나고.

밤이 사각사각 깊어진다.

by 사라영


그가 떠난 지 십 분이 지났다. 그녀는 직감적으로 지금이 마지막 기회라는 것을 안다. 그가 몸을 실은 버스가 떠나고 나면 발걸음으로는 도저히 쫓아갈 수 없는 속도로 달아날 것이고, 그러면 혼자 남겨질 것을 안다.


그가 많은 것을 바랐던가? 아닌 것 같다. 나는 많은 것을 바라고 있나? 그것도 아니다. 잠깐의 단절이 영원한 결별로 이어지려 하고 있다... 숨이 턱까지 차오른다고 해도 따라잡을 수 있을 때 손을 내민다면 어쩌면 한 번의 기회 정도는 얻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그녀가 정류장에 닿았을 때 그가 타는 421번 버스는 떠나는 중이었다. 나는 단 하나를 바랐지만 결국 그것을 잃고 말았다. 나는 단 하나를 잃었을 뿐이지만 모든 것을 잃은 기분이다.


그녀가 후회의 밤을 보내려 뒤돌았을 때, 그곳에는 피우다만 담배를 들고 선 떠나지 못한 남자가 서 있었고, 그들은 마주 선 채로 말없이 서로를 본다. 두 사람 다 버스를 놓쳤다.

밤이 사각사각 깊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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