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삶의 마지막 선물
내가 살아있는 한,
나는 항상 죽음이라는 기회를 가진다
나는 죽음이 영원한 평온이자 안식이라는 것을 믿는다
그렇기에 전쟁터에 떨어진 이등병이면서도
한번만 누르면 모든 전장을 초토화시킬 수 있는 최종병기를 가진 기분이다.
아이러니하게도, 나는 죽을 수 있기에 즐겁게 살아간다
아무리 힘들어도 나에게는 죽음이라는 선물이 있다
내가 스스로 죽을 수 있는,
자유롭게 움직일 수 있는 신체를 가졌다는 것은 행복이다
진정한 행복을 아직 성취하지 않았다는 것만으로도 삶을 이어갈 의미가 생긴다
내가 살아 있으면서 죽으려 하지 않는 것은
가장 맛있는 음식을 마지막에 음미하고 싶은 마음과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