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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사라영 Aug 24. 2021

흔들리는 밤

<님의 침묵>을 읽은 후


흔들리는 밤을 걸을 때 당신을 만났어요
붉은 간판 빛이 드리워진 얼굴의 그늘
옷깃을 여며주며 머리카락이 흘러내리던 것을 잡아주었어요

산만하고 흥겨운 거리에 내려앉은 어둠과
어둠을 걷어내는 색색의 빛들이 어우러진 거리
함께 흔들리며 걸어가는 우리 

유리창에 스칠 때마다 바라보곤 했지요

남아있는 시간과 걸음에 애태우는 건
붉어오는 하늘 끝이 두려운 건 나뿐만은 아니었을 거예요
밤의 그림자가 점점 옅어져 가네요...

우리는,
기약 없이 헤어지는 것을 아름답게 여기는 우리는,
또다시 밤이 올 것을 알지만 이 밤은 오지 않을 것을 알기에
침묵으로 아침을 맞이합니다





                                                                                                             Photo by Nate Watson on Unsplas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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