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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사라영 Sep 15. 2024

물의 이중성


없으면 죽고 많아도 죽는다
하늘로 날아갈 수 있지만 바닥에서 쌓여갈 때 엄청난 무게를 가진다
홍수와 가뭄

물을 피하며 숨을 돌리는 이와 쓰러져가는 아이에게 먹이는 한 모금의 물
강은 생명을 살리지만 때로는 스스로 뛰어들게 만든다
약을 먹을 때 물을 마시고 독약을 탈 때도 물에 탄다
물고기와 사람의 상대성

사람과 물고기의 자리를 갑자기 바꾼다고 생각해 보길

밥을 짓기도 하고 밥을 상하게도 한다
술이 되기도 하고 약이 되기도 한다
생수가 되기도 하고 화장실 용수가 되기도 한다.
배를 띄우기도 하고 배를 침몰시키기도 한다

무엇보다 순환한다

이 물이 그때 그 물인지 저 때 저 물인지 당최 알 수가 없다
바다는 사람을 삼키기도 하고 양수는 생명을 키워낸다
생명을 담는 그릇인 양수는 어디서 왔는가
어미의 신체는 어떤 물을 마셨는가
그 물은 또 어디서 왔는지
순환과 순환과 순환과
끊임없는 움직임과


물은 이중성이 아니라 다중성을 가진다





사진: UnsplashJan-Wille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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