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의 자살사건에 대해 생각해 봅니다
8월 초는 더웠습니다. 나는 어릴 적 지냈던 고향 마을에 머물고 있었습니다. 여름 한낮의 시골 마을을 본 적이 있나요? 푸르고 조용합니다. 햇빛은 뜨겁고 산과 들은 푸르고, 들리는 것은 오직 풀벌레 소리에... 나는 태어난 지 몇 주된 강아지들이 엉덩이를 들썩거리며 마당을 뛰어다니는 꼴을 보고 있었습니다. 이런 풍경 속에 있다 보면, 인간 사회의 어두운 면 - 폭력이나 범죄나 하는 것들 - 은 무의미한 일처럼 느껴지기 마련입니다. 죽음도 그렇습니다. 햇빛을 비껴 그늘에 의자를 놓아두고서는 좀 생각할 여유가 생겼습니다. 그래서 나는 옆집 남자가 목을 맨 사실이 새벽 선 잠에 꾼 꿈인지, 실제로 있어났던 일인지 생각해 보게 되었습니다.
여름 새벽은 일찍 옵니다. 사람들은 일찍 출근하고.
2층에 옥상에.. 우, 운동하는 줄 알았는데 아닌 것 같다. 다급한 목소리가 들려옵니다. 누가 죽었을 수 있겠다고 생각했습니다. 본 적 없는 사람의 죽음이 슬프지는 않습니다. 다만 사람들의 비명이나 탄식 같은 것들이 죽음이 어떤 것인지 알게 해 주었습니다. 그리고 좀 솔직해져야겠습니다.
나는 기분이 안 좋았습니다.
늙어서 병든 사람들만이 죽는 이 마을.
어린 시절의 내가 놀이하는 이 마을.
인위적인 죽음이라고는 없던 곳.
나는 그가 미웠습니다.
그리고는 기억이 잘 나지 않습니다. 아마 없던 일로 치부하고 싶었을지도 모릅니다. 아니면, 정오를 향하며 그늘이 점차 사라지는 때문일 수도 있지요. 나는 강아지를 보는 맛에 의자를 옮길 곳 없이 더워하며 앉아있었습니다. 강아지는 제 어미의 젖을 뭅니다. 이빨이 나서 아픈지 어미가 물리치는데도 엉겨 붙습니다.
8월의 햇빛은 너무 강해서 당장 눈앞의 것 이상은 생각하지 못하게 하는 법입니다. 강아지의 움직임은 경쾌하여 살아있지 않은 것은 곧 잊게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