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디선가 들었다. 실존주의 철학자였던가? 인간은 세상에 그저 내던져졌을 뿐이라고. 그 말을 들으니 내가 태어나서 살아가는 것에 무슨 큰 의미가 있는지 이해하기 어렵다.
의미를 찾는 사람은 괴롭다. 그는 누가 때리지도 않았는데 스스로 내면에서부터 부서져 내린다. 혼자 고민하면서 스스로 우울에 빠진다. 먹고사는 게 바쁘지 않아서 그래. 라고 하는 시니컬한 사람들도 있지만, 쳇바퀴처럼 이어지는 삶의 얇은 틈 사이에서도, 그저 조금의 빈틈이라도 있으면 그런 생각이 떠오른다. 대단한 의미를 찾지 말고 그냥 삶을 살라고 한다만, 의미가 없다고 하면 재미없는 삶을 이어갈 동력이 없다.
출근을 하면서 오늘 할 일을 되짚어보면 내가 하는 그 일들이 정말 꼭 필요한 일인지 물음표가 생긴다. 돈을 벌 수 있는 일이지만 그 이상의 의미가 있나? 당장 없어도 세상에 큰일이 생기지 않는다. 나는 살아가면서 꼭 필요하지 않은 것들에 내 적은 에너지를 쏟아붓고 그것을 돈으로 환전하며 삶을 노잼의 나락으로 몰아내고 있는 건 아닌지.
뭐가 의미가 있나. 글을 쓰는 것은 의미가 있을까? 어떤 글이나 생각이 다른 사람과 완전히 같을 수는 없으니 고유성이라는 것을 부여할 수도 있겠으나, 결국 완전히 다르고 새롭냐고 하면 그렇지도 않다. 의미를 찾으며 글을 쓰는 사람들은 내면의 쓰레기를 밖으로 밀어내고 있는 것은 아닌지.
이런 글을 보면, 나까지 우울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