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가 아예 들리지 않는 사람을 만났다
그리고 한 시간 동안 대화했다
본인은 아예 소리를 못 들으니 자기에게 얘기할 때는 팔을 살짝 터치 해달라고 한다
다른 사람의 입 모양을 보고 그의 말을 추측한다고 한다
전부 듣는 건 아닌 것 같고 몇 가지 단어는 놓치는 것 같았다
특히 처음 만난 사람의 입 모양은 낯설고 또 내가 말이 빠르고
또 중요한 미팅이므로 펜으로 적어주기를 부탁한다
나는 펜으로 쓰기도 하고 말도 하고 손도 사용하고 그런다
메일에서는 글도 잘 정리되어 있고 굉장히 세심한 부분이 있었다
말을 어눌하게 하니까 그런 장점들이 느껴지지 않았다
억울하리라 생각했다
그렇게 똑 부러지고 착한 사람인데
대화를 하고 마주하면서 겉으로 드러나는 부분은 그렇지 않아 보였다
내가 그와 만나서 대화만 했다면 나는 얼마나 그를 단편적인 사람으로 보았을까
그의 진짜 모습은 글에서 느낄 수 있었다
겉으로 보이는 것을 넘어 좀 더 내밀한 곳을 볼 수 있게 되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