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들어 스레드를 시작했다. 이 얘기 저 얘기, 중구난방으로 두서없이 쏟아지는 콘텐츠에 정신이 하나도 없었고, 당시 다니던 공신력 있는 회사 덕분에 트위터 계정에 파란 인증 마크까지 받았지만 손이 가지 않는 SNS 플랫폼이었다. 스레드 역시 트위터처럼 문자 기반인 데다 이런저런 이야기가 올라오는 건 마찬가진데 스레드를 맛본 난 즉시 중독되고 말았다.
친근하게 반말로 수다 떠는 것도 좋았고, 다른 이들의 일상을 엿보는 것도 좋았다. 하루에도 열 번은 들락거리게 된 스레드에서 난 영어로 된 스레드는 건너뛰고 한국어 스레드만 골라 읽는 나 자신을 발견했다. 스레드 피드에 영어로 된 글이 올라오는 것조차 싫어 영어권 사용자들은 스레드에서 차단까지 하는 나였다. 스레드 앱을 켜면 화면에 오직 한국어만 떴으면 했다. 양국어 다 할 줄 알면서 굳이 이렇게 편식을 하는 이유는 뭘까?
얼마 전 영국 한인교회 중고등부 때부터 친하게 지내던 친구와 통화 중 친구가 이런 이야기를 했다. 어렸을 때부터 가족과 떨어져 외국에 오래 살다 보니 주변 사람들에게 많이 기대게 되고 인위적인 '가족' 관계를 만들어 가게 되는 것 같다고. 깊게 내재된 외로움을 최근 들어 마주하게 된다고 했다.
이민자로서의 깊은 외로움. 26년째 영국에 살다 보니 난 이제 인지하고 있지도 않은 감정이지만 내 마음 깊은 곳에선 한국인과의 교류가 퍽도 그리웠나 보다. 작년까지만 해도 한국인들과 한 팀에서 일을 했지만 퇴사 이후 일상 속에서 한국어를 내뱉는 일도 한국인과 교류하는 일도 이젠 거의 없다. 말로 표현할 수 없는, '한국적'이란 무언가에 대한 목마름을 난 스레드를 통해 오늘도 달래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