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에 한국 출장이 잡혔다.
카톡 주소록을 처음부터 끝까지 스크롤하며 한국에서 만나고 싶은 지인들에게 연락을 했다. 뜨문뜨문 생각은 나면서도 미처 연락을 자주 하진 못했던 지인들이다. 이들 중엔 친하게 지냈던 사람들도 있지만, 그냥 환경적으로 알게 된 사람들도 몇몇 된다. '우연히' 알게 되어 어쩌면 더 따로 연락하는 게 어색했었는지도 모르겠다.
20년 넘게 쌓여 온 카톡 주소록을 뒤지며 연락을 건너뛴 지인들도 많았다. 일적으론 계속 네트워킹 하면 도움이 될 수도 있는 사람들이지만 굳이 하고 싶지 않은 사람들... 오래 같이 일을 했지만 알면 알 수록 인상을 찌푸리게 한, 이기적이거나 마음이 배배 꼬여있는 그런 사람들은 굳이 연락을 하고 싶지 않았다.
그런가 하면 그냥 소식이 궁금해 연락을 한 사람들도 있었다. 그냥 그 사람이 좋아서, 정말 순수하게 소식이 궁금해서. 밤늦게 같이 라면 끓여 먹으며 시시콜콜한 이야기를 나누던 학생 시절 친구에서부터 사회 초년생 때 다니던 회사 상사에서 까지, 지난 20년 동안 다양한 시기와 환경에서 만난 사람들.
'잘 지내시나요?'란 형식적인 인사 뒤엔 '난 당신이 참 좋습니다'란 마음이 담겨있다. 스치는 듯한 인연이 아직까지 이어짐에 감사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