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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요리책은 쌓여만 가고

by Windsbird

난 매일 자기 전 요리책을 본다. 하루 일과를 모두 마무리 한 뒤, 세상 편한 잠옷을 입고 침대 위에서 은은한 노란 조명을 킨 채 요리책을 뒤적거리고 있노라면 마음이 편해진다. 한 장 한 장을 일일이 읽지 않고 사진만 보며 요리책장을 넘기는데, 그게 그렇게 재미나다.


어렸을 때부터 먹는 걸 워낙 좋아했고 대학생 때 자취하면서 요리를 매일 하긴 했지만 이렇게 까지 요리를 좋아하게 된 건 4년 전 내 집마련을 하고 가족으로부터 독립해 나와 혼자 살기부터인 것 같다. 이사할 때쯤 아빠가 선물로 요리책을 선물로 주셨는데 거의 매일 빠지지 않고 그 책을 뒤적이며 보았고, 그때부터 요리책에 꽂혀 여태까지 모아둔 요리책만 80권은 될 거다.


다양한 나라의 음식 요리책은 물론이며 건강식, 채소 요리, 퓨전 요리, 60년대 베이킹 레시피, 향신료를 주제로 한 요리 책 등 등 온갖 요리책을 집에 쌓아두고 있다.


만들어보고 싶은 요리는 넘쳐나는데 마음만큼 요리를 자주 못하니 답답할 따름이다. 혼자 사니 일주일에 두 번 정도 요리를 하면 한 주 먹을 양이 나온다. 혼자 있을 땐 아주 간단하게 먹기 때문에 요리를 해봤자 금방 끝나버리는데, 그래서 짝꿍이 우리집에 놀러 오는 날엔 신이 나서 이것저것 만들어둔다. 요리책을 뒤적이며 만들고 싶은 레시피를 찾는 것도, 새로운 맛을 탐험해 보는 것도, 내가 정성 들여 만든 음식을 맛있게 먹어주는 사람이 있다는 것도, 이 모두가 평범한 일상을 '맛깔나게' 만들어주는 나의 소중한 순간 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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