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Windsbird Dec 27. 2023

회사에서 영국인을 어리둥절하게 한 한국인들의 행동 1

너무나 다른 한국과 영국 회사 문화 이야기

 "동료와 관계가 어려워지면 어떻게 대처할 건가요?"


한국팀을 론칭하면서 채용 인터뷰에서 자주 했던 질문이다. 팀원 간의 갈등을 풀어가는 다양한 방법을 듣기 위한 질문인데 대부분의 한국 지원자들에게선 일관적으로 같은 답이 나왔고 그 답은 영국 면접관들을 어리둥절하게 만들었다.


"관계가 어려운 동료에게 같이 술 마시러 가자고 할 겁니다."


한국인의 '함께 술 마심'엔 많은 의미가 담겨있다. 특히 갈등을 겪고 있는 껄끄러운 사람에게 청하는 술 마심은 허심탄회하고 열린 대화에 대한 초청장이자 '지난 일은 툭 털어버리고 새롭게 시작해 보자'란 넓은 마음을 보여주는 제스처다. 술을 마시면서 회사 내에선 하기 어려웠던 속마음을 서로 솔직하게 나누고 어깨도  툭툭 치면서 사과도 하고 서운했던 마음 징징거려보기도 하고, 그러면서 관계는 한 층 더 깊어지는. 그런 게 한국 문화다.


회사에서도 사람 냄새 풀풀 나는 이런 정겨운 한국 문화를 알 리 없는 영국 면접관들은 회사 내에서 논리적인 대화로 풀어나가는 답을 기대했다가 갑자기 나오는 맥주 이야기에 벙쪄했고 인터뷰가 끝나면 항상 내게 물어왔다. 한국 사람들은 술을 왜 이리 좋아하냐고.


문화 차이에서 오는 오해이기 때문에 같이 술 마시러 가겠다는 답변이 틀린 답으로 볼 수는 없겠지만 유럽계 회사에서 듣고 싶어 하는 답을 인지하고 면접에 참여한다면 도움이 될 것이다.


면접관은 스텝바이스텝으로 어떤 식의 대화를 할 것이며 대화 내용은 어떻게 될 건지, 상사나 인사팀을 통해 추가적인 도움을 요청하는 방법은 알고 있는지 등의 답을 기대하고 있다. 무조건 참고 이해하려고 하겠다는 '착해 보이는' 답은 좋은 답변이 아니다. 영국 회사 문화에선 주변 사람들과 두런두런 잘 지내는 사회성보단 지혜롭게 갈등을 처리하고 해결해 가는 능동적인 자질을 더 높게 평가한다. 이런 선호도는 이메일이나 미팅 문화에서도 엿볼 수 있는데 그 이야기는 다음 글에서 연재하도록 한다.


#회사문화 #유럽 #면접 #문화차이

이전 07화 면접 볼 때 인재로 각인되려면 기억해야 할 4가지
brunch book
$magazine.title

현재 글은 이 브런치북에
소속되어 있습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