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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은 에스컬레이터와 같다

by Windsbird

하루하루가 게으름과의 싸움이다. 아침부터 저녁까지 좀 더 늘어지고자 하는 몸과 마음과의 전쟁.


원하는 '나'의 모습에 도달하려면 끊임없이 무언갈 생산하고 배워 나가야 하고 그러려면 똑 부러지는 시간 관리가 필요하다. 일상 속 짬을 내 정한 일과들을 지치지 않고 해 나가려면 잘 돌아가는 엔진, 즉 체력이 필요하다. 그래서 루틴엔 주기적인 운동도 필수다.


신나고 거뜬하게 목표삼은 루틴을 해나갈 때도 있지만 자주 있는 일은 아니다. 열이면 여덟 번은 질척 질척 미적거리며 하나씩 루틴을 해간다. 오로지 나 좋으라고 세팅한 목표인데 왜 이리 귀찮은지. 뚱뚱하지도 않은 내 엉덩이는 왜 이리 무거운지. 이렇게 매일 매시간을 나 자신과 싸워나가야 하는 게 정말 의미 있는 건지. 진정 난 이렇게 살고 싶은 건지. 나 자신의 게으름 앞에서 온갖 철학적 생각이 다 든다.


삶은 에스컬레이터와 같다. 내려가는 방향인 에스컬레이터. 내가 두발을 움직여 끊임없이 위쪽으로 올라가지 않으면 나란 몸뚱이는 제자리에 머무르는 게 아니라 있던 자리보다 더 쳐져있다.


귀찮다고 운동을 게을리하면 몸은 더 피곤해진다. 일어나기 싫다고 계속 자버리면 그날은 하루종일 머리가 띵하다. 몸이 하라는 데로 해주었는데 더 힘든 상태에 빠져버린다.


그래서 오늘도 한 발짝 한 발짝, 에스컬레이터 위로 발을 디딘다.


#글루틴 #일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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