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사하고 가장 확연히 달라진 나의 하루는 아침이지 싶다. 지금은 일을 다시 시작했지만 풀재택이라 매일 아침 출근해야 하는 부담이 사라졌고, 덕분에 내가 원하는 때에 일어나 산책을 하고 드립 커피를 내릴 수 있는 여유는 주말에만 누릴 수 있는 사치가 아닌 일상의 일부가 됐다.
나의 아침을 갑절로 행복하게 만들어 주는 건 우리 집 강아지 뿌뿌다.
저녁엔 자기 침대에서 잠을 자지만 새벽이 되면 내 침대 위로 뛰어올라 내 옆에 눕는다. 싱글 침대라 중형견 코카푸인 뿌뿌가 올라오면 난 여지없이 옆으로 몸을 뉘어 누울 자리를 만들어주어야 한다. 이 때문에 매일 새벽 잠시 잠을 깨지만 아침 알람이 울려 눈을 떴을 때 뿌뿌가 내 품게 꼭 안겨 잠들어 있는 모습을 보면 너무나 행복하다. 내 배에 머리를 기대고 잘 때도 있고, 사람처럼 팔베개를 하고 온몸을 내 몸에 밀착시켜 옆에서 자고 있을 때도 있다. 엄마만 찾는 어린아이처럼 내 옆에서 새근새근 거리다 중간중간 내는 드르렁 코코는 소리. 매일 항상 붙어있는데도 어쩜 이렇게 꼭 붙어있으려 하는지.
퇴사하지 않았으면 누릴 수 없었을 소중한 뿌뿌와의 아침. 말 나온 김에 오늘도 뿌뿌 눈곱 먼저 떼주고 일 시작 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