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과 추억을 쌓아가는구나
아들과 함께 브런치를 먹고 플러싱에 있는 USTA Billie Jean King National Tennis Center에 US Open Tennis 예선전을 보러 갔다. 경기장이 집에서 가까우니 정말 좋고 아들은 플러싱에 있는 거 가운데 최고라고 하고. 이민자 동네 플러싱은 힘들고 가난한 이민자 삶이 그대로 드러나는 지역. 메츠 야구 경기장 시티 필드도 있고 두 곳은 플러싱에서 우리가 가장 사랑하는 장소에 속하고 재정적 부담이 없다면 더 자주 더 많은 경기를 보고 싶으나 주어진 현실에서 최선을 다해 살아야지. 유에스 오픈 테니스 예선전은 무료라 너무 좋기만 하고 플러싱에 살면서 받은 혜택 가운데 최고가 아닐까 생각이 든다. 플러싱 메인 스트리트에서 지하철 타면 한 정거장 가면 되니.
예선전 이틀째 습도가 높아 선수들 경기하기 힘들 거 같고 가만히 앉아서 구경하는 우리들도 힘들다고 불평을 하고. 경기장에 고추잠자리 날고 있어 웃고, 낯선 선수들은 땀 흘리며 테니스를 하고 우린 조용히 경기를 봤다. 예전과 달리 선수들은 영화배우처럼 예쁜 얼굴도 보여 놀라고 의상도 너무 멋져 보였다. 예선전 이틀째 어제 보다 방문자가 훨씬 더 많아 보이고 커다란 망원렌즈 달린 카메라 들고 온 사람도 아주 많고. 혹시나 한국 여자 테니스 장수정 선수를 볼 수 있을지 기대를 하고 갔지만 프로그램에 그녀의 이름은 없었다. 올해 한국 남자 테니스 선수는 참가하지 않았고 장수정 선수만 참가했는데 아쉽게 예선전에 탈락했나 보다.
다음 주 월요일 본선이 시작되고 유에스 오픈 테니스에 참가한 선수들 가운데 몇몇 명성 높은 선수들 제외하고 대부분 낯선 선수들이니 예선전 경기 자주 보면 본선 경기에 얼굴이 익은 선수가 경기를 하니 더 반갑기도 하고. 해마다 우린 아서 애시 스타디움에서 경기를 봤고 올해 루이 암스트롱 스타디움을 개막하고 새 경기장 공사 비용으로 그곳에서 열리는 티켓은 너무 비싸 구입하지도 못했고 오늘 처음으로 그곳에 들어가 연습 경기 봤는데 아서 애시 스타디움보다 규모가 더 작게 느껴졌다.
유에스 오픈 테니스 경기 중계를 위해 방송 준비도 하는 중이고 작년 그곳에서 우승한 나달이 인터뷰하는 것을 멀리서 지켜봤는데 올해 나달이 다시 우승을 할까.
경기장 내 숍에서 유에스 오픈 테니스 공과 기념품도 팔고 경기장은 꽃과 식물로 멋지게 장식을 해두고. 매년 그곳에 가니 이제 조금씩 익숙해져 가는 경기장. 처음에는 너무 낯선 곳이라 경기장 찾느라 애를 먹었지.
유에스 오픈 테니스 예선전 보러 갔으나 우린 수험생이 아니니 몇몇 테니스 경기 보고 좀 피곤하면 휴식도 하고, 경기장 내에서 공연도 보고, 음식점이 즐비한 하얀 야외 파라솔이 있는 곳에서 아들과 이야기를 나누며 쉬다 지하철을 타고 플러싱에 돌아왔고 중국집 삼 원 각에 가서 식사를 했다.
테니스 경기장 내 커피값도 스타벅스에 비해 약간 더 비싸니 커피 사 먹느니 차라리 식사하겠어, 란 생각에 뜻하지 않게 탕수육을 먹어버렸어. 집으로 터벅터벅 걸어오는 길 멍멍이 짖는 소리도 듣고, 뜰에 떨어진 복숭아도 보고, 정원에 핀 노란 해바라기 꽃도 보았다.
매미가 종일 울고 있으니 아직 여름은 물러가지 않고 그 자리에 그대로 머무나 봐. 유에스 오픈 테니스 경기가 열리니 다른 스케줄은 전부 비우고 이틀째 테니스 경기만 보고 아들과 추억을 쌓아가구나.
여름날 어디론가 휴가를 떠나고 싶지만 현실이 허락하지 않으니 그냥 그대로 집에서 지내고 그래도 다행인 것은 세계적인 스포츠 축제 유에스 오픈 테니스 보는 것. 만약 텍사스에서 열리면 호텔 비용과 항공료 부담이 되어 볼 수도 없을 텐데 말이다.
여름밤 풀벌레가 쉬지 않고 울고 있네.
2018. 8. 22 여름날 저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