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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지수 Aug 29. 2018

2018 US Open Tennis 이틀째

브룩스 브라더스 전시회와 오페라와 뮤지컬 보고 



태양은 불타오르고 집은 아프리카 사막이 따로 없네. 어쩌면 내일 아침 사막에 선인장 꽃이 피어날까. 아프리카 동물들 모두 집에 모일까. 아프리카 정글에 가서 촛불을 켜고 와인을 마시며 음악을 들으며 멋진 밤을 보내면 좋을 텐데 상상이라도 해보자. 아, 숨이 헉헉 막혀. 어제 세레나 윌리엄스와 라파엘 나달 경기 보는데 집에 가고 싶은 마음도 절반 세계적인 테니스 선수들 경기라 보고 싶은 마음도 절반. 개막식 열리니 경기는 더 지연되고 아서 애시 스타디움은 활활 타오르고 아들과 내가 앉은 하늘 가까운 꼭대기 자리에서 아이스커피와 보드카와 맥주 사 먹으러 가려면 하늘에서 땅으로 내려가 듯 계단을 내려가야 하니 고민하며 그대로 주저앉아 테니스 경기 보는데 하필 앞자리에 앉은 할아버지 몸집은 구만 평. 할아버지 긴 팔을 바로 옆 사람 등 뒤로 하니 내 몸과 더 가까워지니 정말이지 힘든 순간. 할아버지에게 팔 치워달라고 부탁하기도 힘들어 그냥 앉아서 보니 힘들고 힘들어도 참고 버텼고, 남자 테니스 경기는 5세트까지 열리니 9시 반 지나 시작한 나달 경기는 새벽 1시가 지나 막 내릴까 봐 가슴이 조마조마하고 일부 사람들은 미리 경기장을 떠나고 우린 그래도 집이 가까워 꾹 참고 경기 보는데 나달 상대방 선수가 항복을 하는 바람에 나달이 우승을 했지. 나달 상대편 선수도 아주 못하지 않았는데 갑자기 포기했다. 

어제처럼 화요일도 태양이 활활 타오르니 지옥의 불길 같은데 테니스 선수들은 경기를 했고 조코비치도 우승을 했지만 4세트까지 갔으니 정말 힘들었겠다. 한국 테니스 선수 정현은 상대방이 항복하는 바람에 우승을 했다고. 꽤 많은 선수들이 오늘 항복을 했으니 어제 나달 상대방 선수가 모범생이었나. 어제 꾹 참고 경기 보고 경기장 떠나 지하철 타고 플러싱에 도착 다시 시내버스를 기다려 타고 집 근처에 내려 집까지 걷는데 한걸음 걷기도 힘들 정도로 무더웠다. 집에 도착하자마자 에어컨 켜고 얼음 둥둥 띄어 생수 마시고 잠들었는데 아침에 일어나니 머리가 어지러웠다. 테니스 경기 보러 일찍 저녁 식사를 했고 경기장에서 비싼 음식 사 먹지 않고 버티었고 자정이 넘어 집에 도착했고 너무 더워 에어컨 켜다 잠든 게 화근이 된 모양이다. 

화요일 유에스 오픈 테니스 경기 티켓은 구입하지 않았고 한국 정현 선수 경기는 집에서 보고 싶은데 우리 집은 티브이 보지 않고 인터넷에서 유에스 오픈 테니스 무료 경기 찾으려 하나 여자 선수들 경기만 볼 수 있고 정현 선수 경기는 볼 수 없어서 난 사막 같은 집을 떠났다. 그런데 지하철이 말썽을 부려. 플러싱 메인 스트리트에서 타임 스퀘어까지 로컬일 경우 날씨가 안 좋아 정체된 경우를 제외하곤 대개 1시간 이내에 도착하는데 오늘은 글쎄 유에스 오픈 테니스 경기가 열리는 메츠 윌레츠 지하철역에 도착했는데 7호선은 멈춰 움직이지 않고 그대로 멈춰 시간을 보니 1시간이 지나가고. 아, 한숨이 저절로 나온 순간. 

그래도 지하철 풍경은 눈에 담았지. 낯선 할아버지가 낡은 기타 어깨에 메고 스페인어로 노래를 부르는데 얼마나 가슴 아프게 하던지 노래 가사도 모르는데 그냥 느낌이 슬퍼 우리네 인생 같았지. 위기에 흔들흔들한 베네수엘라도 생각이 나고 굶주림에 힘들어 이웃 나라에 가서 창녀가 된 사람도 있다고 하니 삶이 뭔지 다시 생각하게 하지. 작열하는 태양빛으로 온몸이 활활 타오른데 지하철 안에 추운 겨울 홈리스 도와주기 광고가 보이고, 젊은 청년은 잠들어 버리고, 어떤 사람은 휴대폰으로 음악을 듣고, 맞은편에 앉은 할머니는 '뉴요커' 잡지를 읽다 전화를 해 지하철이 너무 느리게 달려 약속 시간에 늦을 거 같다고 말하고, 히잡을 쓴 홈리스 중년 여자는 구걸을 하고. 믿어지지 않을 순간. 1시간이나 멈춰 기다리게 하다니. 추운 겨울이라면 그럴 수도 있겠지만 지하철이 멈춰 내 마음도 멈춰버렸어. 














사진 왼쪽 프란시스 스콧 피츠제럴드 







                                     그랜드 센트럴 역 Brooks Brothers  특별전





1시간 후 로컬 7호선이 움직여 마침내 목적지 그랜드 센트럴 역에 도착. 플러싱 메인 스트리트 역에서 그랜드 센트럴 역까지 약 1시간 반 정도 걸렸나. 종일 맨해튼에서 버티려고 그랜드 센트럴 역 마켓에 가서 바게트 하나 구입해 가방에 담고 200주년 특별 전시회를 봤다. Brooks Brothers 브랜드 특별전. 오래전 링컨 센터 공연 예술 도서관에서 자주 본 할아버지 의상이 멋져 무슨 브랜드 옷일까 궁금했는데 우리 가족이 롱아일랜드에 살 적 블랙 프라이데이 롱아일랜드 아웃렛 매장 Tanger Outlets에 갔는데 그날 그 할아버지 의상 브랜드가 바로 브룩스 브라더스란 것을 알게 되었고 특별 세일할 경우 목도리와 옷도 아주 비싸지 않다는 것을 알고 오래전 뉴욕에 관한 책을 읽다 링컨 대통령이 그 브랜드 옷을 입었다는 것도 알았는데 오늘 전시회장에 가니 미국 대통령 45명 가운데 40명이 입은 브랜드라고 하니 놀랍고 정장뿐만 아니라 스포츠 의상과 프렙 스쿨 의상도 만들고 심지어 군복까지 만들었다고 해서 더 많이 놀라고 우리에게 <위대한 개츠비>로 잘 알려진 프란시스 스콧 피츠제럴드도 브룩스 브라더스 의상을 입었다고. 맨해튼 그랜드 센트럴 역 메디슨 애비뉴에 브룩스 브라더스 브랜드 매장이 있는데 1818년에 설립되었다고 해서 놀랐지.








2차 목적지는 5번가 반스 앤 노블 북 카페. 태양이 활활 타오르니 시원한 북 카페가 좋지. 커피 마시며 책 읽으며 시간 보내기 아주 좋은 장소. 오래전 읽으려고 봐 둔 책 찾아서 몇 페이지 읽으니 전에도 읽다 둔 책이고 알고 보니 내 취향에 맞지도 않아서 덮어버렸다. 책 제목에 반해 두 번씩이나 읽게 되었나 보다. 다른 작가 책도 잠깐 읽다 오후 5시경 타임 스퀘어에서 브로드웨이 뮤지컬 공연이 열려 알래스카처럼 시원한 북 카페를 떠니 5번가에 나오니 도로가 불타오르고 내 몸도 불타오르고 숨이 막히지만 참고 걸어서 타임 스퀘어에 갔다. 





모자 쓴 여자 가수 뮤지컬 <위키드> 출연 Leslie Becker 정말 노래 잘 불러 






기타 치며 노래 부른  Jeniffer Sanchez <귀여운 여인> < 웨스트 사이드 스토리> 출연 










                                                   타임 스퀘어 뮤지컬 공연 





낯선 뮤지컬 가수가 부르는 노래 듣고. 뮤지컬 <웨스트사이드 스토리> < 귀여운 여인> <위키드>에 출연하는 뮤지컬 배우라고 하고 노래를 잘 불러 좋았지만 역시 에어컨이 안 되는 장소라 온몸에서 땀이 줄줄 흐르고. 너무 더운 날이라 혹시 공연 취소되나 궁금했는데 취소하지 않아 공연 볼 수 있어서 좋았다. 매일은 아니더라도 1주일에 한 번 정도 뮤지컬 보면 좋을 텐데 공연 티켓이 너무 비싸 자주 보기 힘든 뮤지컬이지.














                                      브라이언트 파크 시티 오페라 <라 트라비아라> 공연 





저녁 6시경 타임 스퀘어에서 가까운 브라이언트 파크에서 시티 오페라 <라 트라비아라> 공연이 열려서 갔는데 공원에 오페라 보러 온 청중들로 가득 메워 놀랐고 무대에 오른 오페라 가수들 복장에도 놀라고. 프로는 보통 사람과 너무 다름을 다시 확인한 순간. 오늘 오페라 공연은 너무너무 좋았다. 덥지만 오페라 아리아 들으니 행복이 밀려오고 노인 커플이 찾아와 정답게 앉아서 오페라 구경하는 모습도 보기 좋고 연인끼리 친구끼리 오페라 보는 사람도 있고 초록 잔디밭에 누워 오페라 감상하는 사람도 있고 막이 내리자 공원을 떠나 타임 스퀘어 지하철역으로 가서 로컬 1호선을 타고 링컨 센터에 갔다. 근처 거리 트럭에서 자두와 복숭아와 바나나 약간 사니 더 피곤하기도 하고. 아이스커피 마시면 좋을 텐데 무더운 날 무거운 짐 드니 더 덥게 느껴졌으나 참아야지.










                                           링컨 센터 <세빌리아 이발사> 오페라 상영





저녁 8시 링컨 센터 메트 오페라 서머 페스티벌 공연 보고 오늘은 <세빌리아 이발사> 오페라. 우연히 내 앞에 앉은 할아버지는 자주 보는 분. 크리스티 경매장에서 낮잠을 자니 할아버지 여긴 잠든 곳이 아니라고 깨운 사람도 봤고 가끔씩 축제에 찾아가면 만나는 할아버지가 정장을 입고 오페라를 보러 오셨다. 오페라와 그림을 사랑하는 분을 만나 웃음이 나왔다. 메트 오페라 직원은 오늘 녹화를 하고 나도 메트 오페라 역사 속에 남게 되나. 

내일 수요일은 유에스 오픈 테니스 3일째. 수요일 저녁 7시 경기 티켓 구입했는데 세레나 윌리엄스와 라파엘 나달 경기를 다시 볼 수 있으니 우연치 곤 묘하네. 그럼 올해 나달을 5번이나 만나게 되나. 하지만 내일 경기장에서 버틸 생각 하면 미리 겁이 난다. 너무너무 더워 숨이 헉헉 막히는데 내일은 시원한 맥주나 아이스크림 비싸도 사 먹고 경기 볼까. 세계적인 테니스 선수 경기 보러 가면서 이리 고민하는 것도 이상한 일이네.

이렇게 태양이 활활 타오르면 세계적인 테니스 선수 다 죽어가겠어. 정말 죽을 거 같아 항복한 선수들도 있다고 하고 새로운 테니스 역사 쓰이겠어. 

2018. 8. 28 화요일 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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