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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지수 Aug 30. 2018

어제는 가고 오늘이 오고

세레나 윌리엄스와 라파엘 나달 경기 (8/29 수) 보고 



뉴욕 너무 더워. 지옥의 불길이 이리 뜨거울까. 예고도 없이 갑자기 찾아온 늦더위. 매일매일 지옥처럼 견디기 힘들다고 아들이 말하고. 에어컨 되는 곳과 아닌 곳 차이가 천국과 지옥으로 나뉘고. 이 무더위에 유에스 오픈 테니스 경기는 매일매일 열리고. 오늘은 로저 페더러와 노바크 조코비치 경기가 열리는데 이 무더위 어찌 경기를 할까. 







어릴 적부터 테니스에 관심이 많아서 테니스 레슨 받은 적도 있고 아버지 해외여행 가실 때 윌슨 라켓 사 달라고 부탁한 철없는 딸. 하늘에 계신 아버지 안부도 궁금하고. 해외여행 가서 윌슨 테니스 라켓 사기 힘들 텐데 아버지는 딸이 원하니 사 오셨다. 어느 날 갑자기 뉴욕에 오게 되었고 지금 테니스 라켓이 어디로 간지도 기억이 안 날 정도로 뉴욕에 올 무렵도 너무 힘든 시기였다. 

아무것도 모르고 뉴욕에 와서 유에스 오픈 테니스가 열린 것도 늦게 알고 수년 전부터 매년 찾아가 경기를 보게 되고 우연히 로저 페더러, 노박 조코비치, 라파엘 나달, 세레나 윌리엄스 등 명성 높은 테니스 선수들 경기를 보게 되었다. 경기 티켓은 누가 경기하는지 알고 구입하는 게 아니다. 

올해 두 번씩이나 세레나 윌리엄스와 라파엘 나달 경기를. 볼 수 있던 것은 운이 좋았나 보다. 그냥 지나가기 아쉬우니 유에스 오픈티켓 구입했고 개막식은 특별하니 구입했고 보스턴에 사는 딸은 뉴욕에 살지 않으니 경기 보기 힘들고 그래서 주말에 열리는 티켓 구입하려는데 너무 비싸 내일 금요일 저녁 경기 티켓을 구입했다. 두 개 경기 티켓 구입하고 나니 그래도 아쉬움이 남아 어제 수요일 티켓을 구입했고 어려운 형편이라 저렴한 티켓을 구입하니 하늘 꼭대기 같은 좌석에 앉아 관람하니 아쉬운 점은 화장실에 가거나 음식 사 먹으러 가는 게 상당히 힘들다.

플러싱 메인 스트리트 지하철역에서 유에스 오픈 테니스 열리는 경기장까지 지하철을 타고 한 정거장 가면 되니 무척 가까운 편이고 그래서 어제도 늦게 지하철을 타고 갔고 평소와 달리 작은 가방도 없이 생수와 부채와 지갑만 들고 갔다. 가방이 있는 줄과 없는 줄이 다르고 가방 없으면 들어가기 훨씬 더 빠른 편이다. 

원래 저녁 7시 경기였으나 앞 경기가 늦게 끝나면 다음 경기는 지연이 되고 세레나 윌리엄스 경기는 일정 보다 더 늦게 시작이 되고 그래서 다른 경기장에서 열리는 이탈리아 선수와 러시아 선수 경기도 보고 석양도 보고 아름다운 분수도 보면서 기다렸고 세계적인 규모를 자랑하는 아서 애시 스타디움 경기장에 늦게 입장했다. 약 24000석이 있고 세계 최대 규모의 스포츠 경기장이다. 어제 처음으로 경기장이 무척 아름답게 느껴졌다. 좌석이 어딘가에 따라 경기장이 다르게 보인 듯. 스포츠 경기장이 카네기 홀과 메트 오페라 하우스처럼 아름답게 느낀 것은 어제가 처음이다. 잘 조율된 바이올린처럼 나이키 옷을 입은  나달은 컨디션도 좋아 보였다. 










세레나 윌리엄스 






상당히 규모가 크지만 하늘 높은 자리에 앉아서 경기는 잘 보인 편이고 물론 선수들의 디테일한 것까지 보이지 않으나 스크린으로 보여주니 크게 문제 되지 않는다. 가만히 앉아서 숨 쉬는 것도 힘든 날씨 어제 경기도 혹시 취소될까 걱정도 했지만 일정대로 진행이 되었고 다만 경기 열리는 시간이 늦어졌고 세계적인 테니스 선수 세레나 윌리엄스는 공주 같은 의상을 입고 등장했다. 어릴 적 빈민촌에서 자라 무척 힘든 시절을 보냈다고 어느 날 아버지가 티브이를 보다 테니스 선수 우승 상금이 많아서 자녀들에게 테니스 라켓을 사줬다는 일화도 들려오고 현재 윌리엄스 남편이 실리콘 밸리 CEO라 돈 많이 버니 세레나가 피자 먹고 싶어요, 하면 비행기 타고 로마에 갈 정도로 돈 많은 부부. 지난번 딸이 뉴욕에 와서 보스턴 돌아가기 위해 첼시 고 버스 정류장을 향해 걸으면서 세레나 윌리엄스 부부 이야기를 했다.

아무리 세계적인 테니스 선수들이라도 모든 경기가 뜻대로 되는 것도 아니고 힘이 부족하면 공이 네트를 넘어가지 못하고 힘이 넘치면 아웃이 되어버리고 예측하지 못한 곳으로 공이 날아오면 받아치기 힘들고 어제처럼 무더운 날은 가만히 앉아서 구경하는 것도 힘든데 매 순간 테니스 공을 치니 얼마나 힘들었을지. 








라파엘 나날 




세계 1위 테니스 선수 라파엘 나달 상대편은 나날보다 키가 훨씬 크고 서브도 잘 하고 테니스 스킬도 좋은 편이라 혹시 나달이 질까 봐 가슴이 조마조마한 순간도 있었고 상대방 선수는 발이 무척 빨라 동서남북 이리저리 잘도 뛰고 나달은 상대방 선수에 비하면 아주 작은 몸집이라 걱정이 되었다. 나달은 어릴 적 축구를 해서 나름 발이 빠르다고 하지만 더 빠른 선수랑 하면 비교가 되기 마련이고. 무더운 날 나달은 환희의 미소를 지었고 상대방 선수는 테니스 라켓을 바닥에 던져버리기까지 했으니 무척 힘들었겠지. 왕자님 같은 외모 캐나다 선수는 목걸이도 하고 경기장에 와서 놀라고.



어제 과연 테니스 경기를 마지막까지 볼 수 있을지 걱정이 태산 같았지만 참고 견디고 끝까지 보고 지하철을 타고 플러싱에 도착 시내버스를 타고 집에 오니 자정이 훨씬 지났고. 테니스 보는 것도 너무너무 힘들고. 팬 위크부터 자주 테니스 보러 경기장에 가니 상당히 피곤한 나날. 거기에 무더위가 겹쳐 더 힘들고.



오늘 노박 조코 비치는 승리를 할까. 2년 전 발 부상으로 우승을 하지 못해 너무 안타까웠는데 작년에 부상으로 참석하지 못하고 올해 다시 참가한 선수. 로저 페더러 역시 우승을 할까. 너무 더운 날이라 내가 걱정이 된다.



어제저녁 아파트 현관문을 열 때 매미 한 마리가 우릴 지켜보고 있었다. 처음에 많이 놀랐는데 매미라 더 반가웠고 마치 날 보고 경기 잘 보고 오니? 라 묻는 거 같았다. 집에 도착하자마자 냉장고에 든 차가운 생수를 꺼내 마셨고 경기장은 에비앙 생수가 5불이나 하니 비싸서 사 먹지 못하고 물론 20년 전 세계 여행 가면 호텔 방 냉장고에 든 에비방 생수도 5불이라 그 시절에 비하면 비싸다고 말하기도 어려울 거 같으나 어쨌든 내 형편에 5불 주고 사 먹을 형편이 안 되니 참았지. 맥주와 피자 등 모두 모두 비싸지. 



 내일 저녁 테니스 경기 보러 보스턴에 사는 딸이 뉴욕에 올 예정. 과연 내일 저녁 7시 어떤 선수 경기를 보게 될까.





2018. 8. 30


매미가 우는 목요일 아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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