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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지수 Sep 10. 2018

조코비치 우승,
워싱턴 스퀘어 파크 음악 축제

가을비는 내리고 














가을비는 내리고 지하철을 타고 맨해튼 그리니치 빌리지에 가서 오리지널 카푸치노 한 잔 마셨다. 지금은 저 하늘나라로 먼 여행 떠난 작가 옴베르토 에코가 사랑하고 영화배우 알 파치노 및 예술가, 작가, 철학가들이 사랑했던 역사 깊은 Cafe Reggio. 영화 <대부>도 촬영한 곳이고 J.F. 케네디가 연설을 했던 곳이며 초록색 빈티지 장식이 눈에 들어온다. 가끔 지나치곤 했는데 어제 일요일 가을비 내리는 날 처음으로 혼자 찾아가서 어두운 벽 장식 보며 카푸치노 마셨다. 대공황 전 1927년 오픈한 유서 깊은 곳이고 낡고 오래된 테이블과 의자가 놓여있고, 음악을 들으며 랩톱으로 작업하는 분도 있고, 브런치 먹으며 대화를 나눈 사람도 있고, 잠깐 카푸치노 향기에 가슴을 적시다 나왔다. 향긋한 커피가 죽여주게 맛이 좋아 기분이 좋았어. 진즉 갈 걸 그랬지. 맨해튼에서 마신 최고의 커피는 라커 펠러 센터 크리스티 경매장에서 무료로 마신 카푸치노이고 그리니치 빌리지에 있는 Cafe Reggio 커피 맛도 좋아서 다음에도 가고 싶어. 작은 공간이고 손님은 많아 빈자리 찾기는 약간 어려울지 모르겠다.






















가을비 뚝뚝 떨어져 우산을 쓰고 그리니치 빌리지를 걸었다. 워싱턴 스퀘어 파크에서 포크 음악 축제가 열려서 공원에 갔고 비가 내려도 축제를 연다고 하고 잠깐 가을비 소리 들으며 공원에서 열리는 공연 보는 것도 세상에 태어나 처음. 빗소리가 오케스트라 반주 같아 야릇한 기분이 들었다. 작은 애완견 털은 비에 젖어 곱슬곱슬하고 상당히 추운 모양인 듯 슬픈 눈빛을 하고 주인은 열심히 공연을 보더라. 공원에 핀 비에 젖은 노란 백합꽃도 보고 붉은빛 배롱나무꽃도 보고 하얀색과 보랏빛 꽃도 보면서 포크 음악 축제를 보았어. 지난여름 워싱턴 스퀘어 파크에서 열린 음악 축제는 한 번도 가지 않고 가을이 찾아왔으니 뭐 하느라 그리 바쁘게 지냈을까. 센트럴파크 나움버그 밴드 셀 공연보다 역사가 더 짧지만 워싱턴 스퀘어 파크 음악 축제 역시 명성 높고 뉴요커들이 사랑하는 축제인데 시간이 흐르고 말았어. 












그리니치 빌리지는 보헤미안들의 성지다. 수많은 예술가들의 향기가 감도는 곳이고 음악가들이 공원에 찾아와 노래를 불렀다고 하고 포크 음악의 왕과 여왕이라 불리는 밥 딜런과 존 바에즈도 그리니치 빌리지에서 만나고 활동하고 사랑도 하다 헤어지고. 무명의 밥 딜런은 지금은 전설적인 음악가이자 노벨상을 수상했으니 역사에 남는 음악가. 뉴욕에서 만난 교수와 시인도 아주 사랑하고 뉴요커들이 정말 사랑했던 미네소타 출신 밥 딜런은 1961년 추운 겨울날 기타 하나 들고 맨해튼 그리니치 빌리지 Cafe Wha에 찾아가 노래를 불렀다고 하고 그게 바로 뉴욕 데뷔 무대였다. 가난한 밥 딜런은 잠들 곳이 없어 노래를 부르고 나서 주인에게 잠들 곳이 없다고 하니 주인은 손님에게 누구 재워줄 사람 없냐고 물었다지. 그런데 지금은 명성 높은 전설적인 가수가 되어버렸어.



그는 1963년 Newport Folk Music Festival에서 존 바에즈와 듀엣으로 노래를 불렀다고. 당시 포크 음악으로 명성 높은 존 바에즈가 밥 딜런을 세상에 소개한 거라고 하고. 나중 밥 딜런이 더 명성 높아졌고. 대학 시절 자주 들은 노래를 부른 존 바에즈와 밥 딜런이 뉴욕과 인연 깊은 줄도 모르고 왔지. 카페에서 존 바에즈 음악 들으며 가슴 적시며 친구들과 이야기를 했는데 수많은 세월이 흘러갔구나. 




그리니치 빌리지에 포크 음악가들이 자주 찾는 <Gerde's Folk City>, <The Bitter End>, <Cafe Wha> 등이 있고  Gerde's Folk City는 1987년 문을 닫아버렸고 밥 딜런과 존 바에즈가 처음으로 만난 장소라고 하고. <Cafe Wha>에서 밥 딜런뿐만 아니라 지미 헨드릭스, 브루스 스프링스틴, 벨벳 언더그라운드 등 수많은 음악가들이 공연했던 역사 깊은 곳이다. <Cafe Wha> 바로 옆에 어네스트 헤밍웨이, 에즈라 파운드 등이 다녔던 <Minetta Tavern>도 있고 재즈 공연이 열리는 <블루 노트>도 있다. 해마다 연말 크리스마스 시즌 크리스 보티가 공연을 하는데 티켓값이 비싸 한 번도 방문하지 못했는데 언제 가 보나. 











어제 9월 9일 일요일 오후 4시 유에스 오픈 테니스 남자 싱글 결승전이 열렸다. 델 포트로와 조코비치가 결승전에 올랐는데 세르비아 출신 조코비치가 우승을 했지. 2년 전 조코비치가 결승전에 올랐는데 발가락 부상으로 너무너무 아픈지 경기를 제대로 하지 못했고 차마 울지 못하고 하얀 수건으로 얼굴을 가렸다. 나달, 페더러와 조코비치가 결승전에 오를 거라 예상했는데 나달과 페더러는 안타깝게 결승전에 오르지도 못하고 경기장을 떠났다. 우승컵을 들고 환희의 미소를 짓는 조코비치는 얼마나 행복할까. 아르헨티나 출신 델 포트로 응원단이 힘차게 응원을 하니 조코비치가 집중하기 상당히 어려웠는데도 우승을 해서 기뻐. 







                                     2018 유에스 오픈 테니스 우승 조코비치 









지난 8월 21일 팬 위크가 시작해 3주 동안 유에스 오픈 테니스 보는 재미에 푹 빠져 지냈다. 유에스 오픈 테니스 경기 보러 아서 애시 스타디움에 가서 밤늦게 집에 돌아오니 상당히 피곤했고, 전설적인 테니스 선수 나브라틸로바 복식 경기도 봐서 좋았고, 미디어 데이 로저 페더러와 나달 인터뷰도 보았고 미리 큰 테니스 공 가서 사인받았으면 좋았을 텐데 그럴 여유는 없었다. 라파엘 나달과 세레나 윌리엄스 경기도 보아 좋았지. 일본 출신 오사카 선수가 우승을 해 새로운 역사가 쓰이고 있지. 최근 며칠 기온이 뚝 떨어져 시원하지만 본선 경기가 열리는 동안 습도도 높고 기온이 너무 높아 선수들 경기하는데 어려움이 아주 많았을 텐데 무사히 경기를 마쳤다. 긴장과 흥분의 연속으로 3주 정도 보냈고 이제 내년을 기다려야 하나. 뭐든 볼수록 알면 알수록 더 재미있는 거 같아. 3주 정도 혼을 잃을 정도로 열심히 테니스 봤어. 작년보다 서브하는 스킬도 훨씬 더 좋고 서브 속도가 120-130 되는 선수도 있어 공 받아치기 정말 어려울 거 같고 수비하기 어려운 공도 잘 넘기고 매년 선수들 실력은 더 향상되는 듯 보이고 여자들 선수들 경기도 몇 년 전 보다 훨씬 더 볼만했다. 








                                                2017 유에스 오픈 테니스 챔피언 라파엘 나달 












                                                                  세레나 윌리엄스 







가을비 오고 가을 가을이라 오래전 한국에서 들은 노래도 떠오르고 오랜만에 유튜브에서 들으니 추억 속으로 여행을 떠났다. 친구들은 모두 잘 지내고 있을까. 안부가 그립구나. 가을이야. 가을. 




9. 10 새벽 1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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