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바탕 소동/브람스와 쇼팽과 비발디/쇼핑

줄리아드 학교에 가서 공연 보았어.

by 김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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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파트는 너무 춥고 어찌 슈퍼가 따뜻하게 난방을 해주지 않은 걸까. 추우면 신경이 날카로워진 거 같아. 오늘은 브런치 먹고 한바탕 소란을 피웠다. 정말 짜증 나는 일 아닌가. 인터넷 서비스 정말이지 한국이 좋아. 뉴욕시 인터넷 서비스 요금도 너무 비싸. 롱아일랜드에서 버라이존 회사 인터넷 사용했는데 요금이 저렴하지 않았어. 연구소 근무할 적 만난 L이 플러싱은 타임 워너 케이블 많이 사용하고 요금도 저렴하다고 해서 제리코에서 플러싱으로 이사 올 때 타임 워너 인터넷을 사용하기 시작했다. 뭐가 저렴해. 아주 저렴하지도 않았어. 그런데 말도 없이 수년 전 요금을 인상하기 시작했어. 얼마 전 뉴욕 타임지와 집에 도착한 우편물 보니 인터넷 사용료 요금이 훨씬 더 저렴해 큰 맘먹고 전화를 걸었다.


한 마디면 모든 일이 해결될 줄 알았는데 커다란 착오였어. 현재 사용하는 인터넷 속도보다 4배 빠른 속도 요금은 지금 매달 지불하는 요금보다 훨씬 더 저렴하니 당연 속이 상하지. 광고물 종이 보니 서비스 좋고 요금도 저렴하니 플랜을 바꾸고 싶다고 하니 어처구니없게 새로 가입한 고객에게만 해당한다고. 그럼 수년 동안 인터넷 사용한 고객은 개똥으로 보는 거야. 요금은 훨씬 더 비싸고 인터넷 속도는 조선시대처럼 느리고. 아무리 말해도 직원이 불가능하다고. 소비자 중심이 아니라 회사 이익 중심. 타임 워너가 스펙트럼 회사로 변했는데 그 후 요금도 인상되고. 스펙트럼이든 버라이어 존 회사든 1년 또는 2년 계약하라고 하니 너무너무 피곤해. 왜 계약제를 하는 것인지. 길어봤자 5분 정도면 더 저렴한 플랜으로 변경할 줄 알았는데 몇 시간 동안 직원과 통화를 해도 더 저렴한 요금으로 변경은 불가능하다고. 그럼 새로운 버라이어 존 회사 이용하면 다시 설치비 등 추가 요금이 지불하고. 서비스 하나도 돈, 돈, 돈... 정말 피곤한 사회다.


인터넷 회사 직원과 전화 통화로 정말 피곤하고 기분도 안 좋았다. 집에 있다간 폭발할 거 같아 얼른 샤워를 하고 맨해튼에 갔다. 오후 4시 줄리아드 학교에서 오보에 공연이 열려서 링컨 센터 지하철역에 내려 줄리아드 학교 박스 오피스에 가서 티켓을 달라고 요구하고 직원이 주는 티켓 몇 장 가방에 담고 계단을 올라가 폴 홀에 들어갔다. 평소 오보에 연주는 흔하지 않아 기분 전환할 겸 찾아가 감상했는데 비발디 오보에 협주곡이 정말 좋았어. 내가 사랑하는 하프시코드와 바이올린, 비올라, 첼로, 더블 베이스도 함께 연주. 멋진 무대였다.




저녁 6시 공연도 볼 예정이지만 오보에 연주 끝나고 30분 정도 시간이 남아 링컨 스퀘어 센추리 21에 달려가는데 쉐릴 할머니가 날 붙잡아. 줄리아드 학교 나무 계단에서 책을 읽고 있어서 학생인 줄 알았는데 70대 할머니. 할머니가 말을 걸어.


-어디가?

-나중에. 지금 바빠요.

-그래. 그럼 6시 공연 볼 거야.

-응


줄리아드 학교에서 센추리 21에 가고 다시 돌아와야 하니 최소 10분 정도 소요되고(신호등도 있어서 ) 아들이 입을 만한 옷 고르려면 약간의 시간도 필요하고 계산대에서 계산을 하는 것도 역시 시간이 필요. 할머니는 나랑 이야기하고 싶은 눈치지만 난 너무 바빠 달리듯 센추리 21에 갔다. 10년 전인가 그곳에 반스 앤 노블 서점이 있었다. 두 자녀 모두 줄리아드 음악 예비학교에서 오디션 볼 때 난 서점에 가서 놀며 오디션 끝나길 기다렸다. 그런데 서점이 문을 닫고 대신 아웃렛 매장이 들어와 속이 상했는데 오늘처럼 무척 바쁜 날은 편리하고 좋았다. 인터넷 소동만 피우지 않았다면 유니언 스퀘어 반스 앤 노블 북 카페에 가서 책과 잡지를 읽다 로어 맨해튼 센추리 21에 가고 그 후 줄리아드 학교에서 공연 보려고 계획 세웠는데 나의 계획은 물거품으로 변했어. 도저히 로어 맨해튼에 갈 시간이 없어서 기분전환이라도 할 겸 줄리아드 학교에 갔다.


암튼 20분 정도 남은 시간에 아들 입을 만한 옷 골라 계산하고 줄리아드 학교에 달려갔어. 6시 공연 시작 전에 아슬아슬하게 도착. 수위가 가방 검사도 했지. 평소 내가 앉는 자리에 다른 사람이 앉아 다른 빈자리를 찾는데 쉐릴 할머니가 날 보자 오라고 말했다. 쉐릴 할머니 옆 빈자리에 앉았는데 쉐릴 할머니 친구 한 명도 우리 옆에 앉아서 두 분이 큰 목소리로 이야기하니 내 옆에 앉은 할아버지가 화를 내며 말씀했다.


-지금 공연 시작할 시간이에요. 조용히 해요.

-아직 공연 시작 안 하잖아요. 그럼 자리 바꿔 줄래요?

-아니요.





쉐릴 할머니 친구랑 낯선 할아버지가 말싸움을 하니 더 피곤했어. 저녁 6시 공연은 정말 사랑하는 브람스와 쇼팽 곡을 연주. 오래전 아들 바이올린 선생님이 녹음해 준 음악 CD에서 자주 들은 브람스 바이올린 소나타 곡 오랜만에 들어서 좋았다. 10살 된 차를 팔지 않았다면 차 안에서 자주 음악 들을 텐데 차가 없으니 음악도 안 듣게 된다. 줄리아드 학교에서 공연 보고 나오니 다시 쉐릴 할머니가 날 붙잡아. 다음 주 공연 티켓 구했냐고 물어서 오늘 박스 오피스에서 받았다고 했어. 오늘은 너무 피곤하니 얼른 집에 돌아가고 싶은데 내 마음을 모른 할머니. 공연 시작 전 어디론가 사라진 내가 무얼 했는지 물어. 혹시 커피 마시러 갔냐고 해서 아들 옷 쇼핑하러 갔다고 하니 웃으셨어. 조금 전 집에 도착. 아들 식사 준비해주고 설거지하니 다시 밤이 깊어가. 기온은 며칠 전 보다 올라갔는데 비는 또 얼마나 내릴까. 새벽부터 내일 오전까지 비가 쏟아지려나 봐. 슬픔도 비처럼 다 쏟아져버리면 좋겠어. 너무 피곤하니 입안에 쓴 물 가득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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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23 수요일 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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