센트럴파크 벚꽃 구경하고 카네기 홀 공연 보고
보스턴 마라톤 대회가 열리는 4월 15일 월요일 아침 딸은 고 버스를 타고 보스턴에 돌아갔다. 보스턴 마라톤은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마라톤 대회라 하고 오래전 한국에서 무라카미 하루키 책을 통해 처음 알게 되었다. 하루키는 올해도 보스턴 마라톤에 참가했을까. 노벨상 후보에 올랐지만 아직 노벨상을 받지 못한 하루키. 그의 작품집 <슬픈 외국어>와 단편집을 재밌게 읽었고 꽤 많은 소설을 오래전 읽었지만 기억은 희미해.
보스턴으로 돌아가기 전 딸과 7호선 종점 허드슨 야드 숍 블루 바틀에서 카푸치노와 그린티와 아보카도 샌드위치를 먹으며 아쉬운 시간을 보냈다. 보스턴과 뉴욕이 버스를 타고 5 시간 이상 걸리고 도로가 정체되면 더 많이 걸리니 주말에 잠깐 휴식하러 오기는 상당히 피곤한 거리에 속한다. 새로 오픈한 명품숍 매장은 귀족들 돈잔치 하는 곳이나. 서민들 수입으로 도저히 쇼핑하기 불가능한 명품이 사람들을 유혹하고. 돈이 행복의 전부가 아닐 텐데 돈으로 고통받는 사람들도 너무너무 많은 자본주의 세상.
월요일 새벽 천둥 치는 소리에 잠을 깼다. 억수로 비가 내리더니 비가 그치고 해가 잠깐 비추고 다시 오전 11 시경 비가 억수로 쏟아졌다. 도저히 걸을 수 없을 정도의 폭우가 쏟아져 사람들은 빌딩 아래서 폭우를 피했다. 딸을 보내고 나서 지하철을 타고 카네기 홀에 가서 저녁 공연 티켓을 구입했다.
카네기 홀에서 프랑스 마르세이유에서 온 엄마와 딸 여행객을 만났다. 지난 목요일 뉴욕에 여행 와서 내일 프랑스로 돌아간다고. 뉴욕이 너무너무 멋진 도시라고 칭찬을 하면서 어제는 브로드웨이 뮤지컬 Pretty Woman 공연을 즐겁게 봤고 오늘 저녁 Yiddish Music and Cluture를 축하하는 특별 공연을 볼 예정이라고. 간호학을 공부하는 딸은 가을부터 병원에서 일할 예정이라고 하고. 점점 더 많은 여행객이 찾아오는 계절 카네기 홀에 가면 낯선 여행객과 이야기 나눈 즐거움도 크다.
어제 뉴욕은 영화처럼 아름다웠어. 안개 짙은 아침 풍경을 바라보며 헤르만 헤세 <안개 속에서> 시도 떠올랐다.
안개 속을 거닐면 참으로 이상하다.
덤불과 돌은 모두 외롭고
수목들도 서로 보이지 않는다.
나의 삶이 아직 환했을 때
세상은 친구들로 가득했다.
그러나 지금 안개가 내리니
누구 한 사람 보이지 않는다.
모든 것에서 어쩔 수 없이
인간을 격리하는
어둠을 모르는 자는
정말 현명하다 할 수 없다.
안개 속을 거닐면 참으로 이상하다.
살아있다는 것은 고독하다는 것
사람들은 서로를 알지 못한다.
모두가 다 혼자이다.
고등학교 시절 자주 읽은 헤세의 시가 세월이 흘러 가슴 가까이 느껴지는 것은 남들이 알지 못한 어둠과 아픔과 슬픔 속에서 오랜 시간을 보내서 일까. 어느 날 보통 사람이 걷지 않은 길을 걸으니 고독할 수밖에 없다. 친한 친구들과도 너무나 다른 길을 걷게 되고 이제 서로 만나면 무슨 얘기로 시작할지 두려움도 앞선다. 오랫동안 고독한 세월을 보내고 있구나. 묘지에 갈 때까지 얼마나 많은 시간이 남았는지 모르고 앞으로 어떤 삶이 펼쳐질지도 모르고 내가 아는 것은 무에 가깝다는 것을 늦게 깨닫는다. 내가 경험하지 않으면 난 언제나 갓난아기처럼 아무것도 몰라. 경험을 해야 비로소 내 것이 된다.
어제 아침 안개 짙은 풍경 속에서 산책을 하고 두 자녀랑 함께 센트럴파크에 가서 산책을 하면서 아름다운 벚꽃 구경을 했다. 지난 토요일 방문했던 그리니치 빌리지 워싱턴 스퀘어 파크보다 더 좋았어. 워싱턴 스퀘어 파크는 좁은 공원임에도 방문자가 너무 많았어. 아름다운 호숫가 근처도 거닐면서 이야기를 나누었다.
멀리서 온 딸이 아름다운 센트럴파크의 벚꽃 제전을 보고 돌아가 다행이야. 존 레넌이 살던 다코타 아파트와 뉴욕 상류층이 사는 산레모 아파트가 비치는 호수 근처 벚꽃 풍경이 정말 아름다워 매년 4월이 되면 방문하곤 한다. 호수에서 보트를 타는 사람들 보면 낭만 가득한 풍경이야. 손님을 태운 마차가 노란 개나리 꽃과 벚꽃이 핀 곳을 지나가면 더 아름답지. 어제 딸은 센트럴파크에서 사랑하는 붉은 새 사진을 담아 무척 행복한 표정이었다.
오후 2시 카네기 홀 공연 보러 가기 전 콜럼버스 서클 부근에 있는 메종 카이저와 Grom 아이스크림 숍에 들여 초콜릿 케이크와 맛있는 아이스크림도 사 먹고 카네기 홀에 가서 공연(The English Concert/HANDEL Semele)을 봤다. 헨델 곡이 상당히 길고 보스턴에서 온 딸이 피곤한 눈치라 2부까지 공연을 보고 일찍 집에 돌아왔다.
4. 15 월요일 저녁 6시 지나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