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란 민들레꽃, 제비꽃, 벚꽃, 히아신스 꽃, 수선화 꽃과 목련꽃이 피는 아름다운 4월도 중반을 지나가버렸어. 빨리 핀 꽃은 이미 지기 시작하고 늦게 핀 꽃은 아직 예뻐. 하지만 비가 내려 곧 질 거 같아. 아름다운 센트럴파크 벚꽃도 이제 더 이상 보기 힘들 거 같아. 1년을 기다려야 예쁜 꽃을 볼 수 있겠지.
금요일 오전 브루클린 식물원에 가려다 포기하고 아들과 함께 집 근처 호수에 산책하러 갔다. 아름다운 호수에서 일광욕하는 거북이들 보고 청둥오리 몇 마리도 보고 수선화와 튤립 꽃 보며 집으로 돌아오는 길 이웃집 정원에 핀 예쁜 벚꽃과 목련꽃구경하니 신선이 된 기분이었어. 매년 2월에 핀 동백꽃이 피지 않아 섭섭했는데 4월 중순이 지나 하얀색 동백꽃이 피어 너무나 반가웠다. 지난 3월 초 뉴욕에 온 눈폭풍으로 늦게 피었을까. 참 아름다운 계절이구나.
브런치를 먹고 지하철을 타고 맨해튼에 갔다. 북 카페에 들려 핫 커피 한 잔 마시며 책을 읽고. 옆자리에 앉은 검은색 선글라스 낀 멋쟁이 할아버지가 가방을 봐 달라고 부탁하니 들어주었어. 할아버지는 커피와 초콜릿 쿠키를 드시고 내게 감사하다고 하며 자리를 떠나셨다. 나도 서점을 나와 5번가 거리 화단에 핀 예쁜 붉은색 튤립 꽃을 보며 걷다 지하철역을 향해 걸었어. 맨해튼 거리거리 화단에 예쁘게 핀 튤립 꽃과 히아신스 꽃이 날 위로해줬어. 꽃들이 얼마나 고마운지 몰라.
북 카페에서 나와 5번가 라커 펠러 센터 맞은편 성 패트릭 성당도 지나쳤어. 얼마 전 파리 노트르담 대성당 화재가 나서 전 세계인들이 충격에 빠졌는데 뉴욕의 명소 성 패트릭 성당에 가연성 물질을 들고 들어간 범인이 잡혀 조사받으니 철학 강사였다고. 갈수록 이상한 사건도 많이 일어나고 알 수 없는 일들이 참 많아.
지하철을 타고 링컨 센터 지하철역에 내려 줄리아드 학교에 가서 석사 과정 바이올린 리사이틀을 봤다. 지난번 바이올린 대회에 참가했던 캐나다 출신 중국계 학생 Timothy Chooi, Violin 연주가 좋았어. 그 대회에서 그 학생이 우승할 줄 알았는데 나의 착각이었는지 우승을 하지 못했지만 내 기억에 정말 멋진 연주를 했던 학생이라 잊지 않고 졸업 리사이틀을 보러 갔다.
LUDWIG VAN BEETHOVEN Sonata Op. 30 No. 3
EUGENE YSAYE Sonata for Solo Violin No. 1 in g minor
NICCOLO PAGANINI 24 Caprice for Solo Violin
EDWARD GRIEG Violin Sonata No. 3 in C minor, Op. 45
훌륭한 바이올리니스트로 활동할 거라 믿음이 가는 학생 공연이었어. 파가니니 곡 연주하니 아들 바이올린 지도 교수님 Albert Markov의 아드님 Alexander Markov도 생각이 났지. 파가니니 곡 연주가 정말 멋져.
매년 5월 알버트 마코브 교수님 생신 잔치에 초대받아 가곤 했는데 우리 집 사정이 복잡하고 차도 없으니 멀리 코네티컷 주에 있는 교수님 댁 방문하기도 너무 어렵고 그냥 세월만 흘러가고 있다. 레슨 받을 때 바이올린 곡 전부를 외워야만 하도록 하니 아들에게는 상당히 힘든 도전이었지. 고교 시절 공부만 해도 벅차고 힘든데.
줄리아드 학교에서 공연을 보고 지하철을 타고 플러싱에 돌아와 한인 마트에 장을 보러 갔다. 매일 먹고사는 일도 간단하지 않아. 냉장고가 텅텅 비어가니 장을 보러 가고 호박, 생선, 양파, 소파, 고구마, 김치, 사과와 닭가슴살과 엘에이 갈비 약간을 구입하고 한인 택시를 불렀다.
기사는 뉴욕에 온 지 30년이 더 지났다고 하면서 자녀들 대학 교육 마치고 결혼도 했다고. 지금 자녀 나이가 마흔이라고 하니 깜짝 놀랐어. 기사님 얼굴이 50대 초반 정도 보인데 70대라고 하니 믿어지지 않았어. 뉴욕 생활이 어떠냐고 물으니 "그냥 살지요. 처음부터 그냥 살아요."라고. 무슨 생각할 수도 없다는 말로 들렸다.
자녀들이 건강하게 살아준 것만으로 고맙다고 하면서 초기 야채 가게, 생선 가게, 세탁소 하다 그만두고 3년 정도 쉬다 택시 기사 하기 시작했다고. 어느 직업이 좋았냐고 하니 "세상에 쉬운 게 어디 있어요?"라고. 오래전 한인들이 야채가게, 생선가게, 세탁소 했지만 지금은 다른 인종들도 뛰어든 분야라 더 이상 먹고살기 힘들다고.
어제도 북 카페에 가서 책도 읽고 줄리아드 학교에 가서 바로크 첼로 공연 보고 신이 났어. 바로크 음악이 정말 좋아. 오르간과 하프시코드와 첼로와 함께 연주하니 더 좋았지.
링컨 센터 앨리스 툴리 홀에서 저녁 7시 반에 컨템퍼러리 음악 AXIOM 공연도 봤다. 저녁 늦게 집에 돌아와 아들과 호수에 산책도 하러 갔어. 밤하늘에 떠 있는 보름달도 보고 시원한 바람맞으며 집에 돌아와 휴식을 했다.
내일은 벌써 토요일 주말이네. 내일모레는 부활절.
4. 19 금요일 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