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주일 내내 비, 비, 비가 온다고

호수에서 산책, 북 카페, MOMA PS 1

by 김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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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러싱 주택가 여름 풍경

월요일 아침 일기 예보를 확인하니 일주일 내내 비, 비, 비가 내린다고. 이를 어쩌나. 창밖에 비 내리는 풍경은 아름답지만 습도가 너무 높아 견디기 힘들다.

아침 내내 소음 공해에 시달렸다. 하늘에서 비행기 나는 소리가 유난히 소란스러워 정신을 혼란하게 했는데 수 시간 동안 아파트 슈퍼 아들은 오랜만에 잔디 깎는 작업을 했다. 아들이 일주일 내내 비가 오면 금방 잔디가 자랄 텐에 왜 잔디를 깎을까 하니 웃었다. 올해 유난히 비가 자주 내려 고목나무 초록 잎새도 무성하게 자랐다. 10월에는 예쁜 단풍을 볼 수 있으려나. 어릴 적 하늘에서 비행기 보면 반가웠는데 이제는 소음 공해가 싫으니 많이 변했나. JFK 공항과 라과디아 공항이 가까워 자주 비행기를 보지만 오늘 아침은 정말이지 요란한 소리를 냈다. 딸이 살았던 보스턴 MIT 대학 근처 호텔은 산속처럼 조용해 좋았다.

냉장고에서 사과 한 개 꺼내 먹고 아들과 함께 호수에 산책을 하러 갔는데 아기 오리들이 어느새 자라서 엄마 오리 없이 호수에서 산책을 하니 놀랐다. 오리 가족 보고 모두 웃음 지으니 행복을 주는 오리 가족이다. 아침 비가 잠깐 그친 사이를 이용해 호수에 가서 일광욕하는 거북이들 보고 산책하다 공원 코너에서 해당화 꽃 보며 보스턴 찰스타운이 생각났다.

보스턴 찰스타운

지난 5월 보스턴에 가서 딸이랑 함께 산책했던 아름다운 곳. 석양이 질 무렵 해당화 꽃 향기가 맡으며 산책하니 천상이 따로 없었다. 사랑하는 요트 정박장이 있으니 더 좋고. 요트만 보면 기분이 좋은 철없는 나. 보스턴 케이프 코드 프로빈스타운에 갈 때 초고속 페리 타고 죽을 뻔했는데 요트를 좋아하니 이상하다.

호수에서 집으로 돌아오는 길 장을 보러 마트에 갔다. 세일을 사랑하는 우리 가족. 세일하는 닭고기 2팩을 구입하고 토마토와 양파와 아몬드를 구입해 플러싱에 핀 장미꽃 향기 맡으며 집으로 터벅터벅 걸어서 돌아왔다. 장미의 계절 6월이 가면 어찌 사나. 아름다운 장미향기가 정말 좋은데. 브롱스 뉴욕 식물원 페기 록펠러 로즈 가든과 브루클린 식물원 장미 정원에도 다녀왔는데도 장미꽃만 보면 기분이 좋아져. 물론 장미꽃만 좋은 것도 아냐. 마트 옆 주택가 코너에 핀 작은 꽃도 얼마나 예쁜지 오래오래 쳐다봤다. 또 플러싱 주택가 정원에 주렁주렁 매달린 포도송이 보며 얼마나 기쁘던지. 내가 먹을 포도도 아닌데 왜 기분이 좋은지 몰라. 주택가에서 사과나무, 감나무, 포도나무, 살구나무와 앵두나무를 보니 더 좋아. 아들과 둘이서 나눠 들고 오니 아주 무겁지 않아서 좋았어.

집에 도착 식사 준비를 하고 맛있는 점심을 먹고 맨해튼에 가려고 집 근처에서 한인 할머니(A)와 함께 시내버스에 탑승했는데 몇 정거장 가서 할머니 친구가 버스에 탔다. 두 할머니(B)가 말을 주고받았다.

A-전화했는데 왜 안 받아?

B-그래. 전화했어? 병원에 갔어?

A-응, 병원에 갔어.

B-환자 많았어?

A-응, 몸이 많이 아파 힘들어.

B-우리 나이에 안 아픈 사람 어디 있어?

나랑 함께 집 근처에서 버스에 탔던 할머니(A)가 친구(B) 말을 듣고 빙그레 웃었다. 짐작에 70대 즈음으로 보였다. 나이 들어도 건강한 소수도 있지만 아픈 사람들이 많은 듯 짐작한다. 며칠 전 지인도 몸이 많이 아파 힘들다고 소식을 전했다. 같은 상황이라도 긍정적으로 생각한 사람도 있고 반대로 부정적으로 생각한 사람이 있다. 긍정적인 마인드로 사는 게 더 바람직하지.

플러싱 지하철역에서 7호선에 탑승 5번가 브라이언트 파크 옆 지하철역에 내리니 미소와 희망을 잃지 않는다는 젊은 홈리스는 열심히 드로잉 작업을 하더라. 몇 달 사이 그녀 얼굴은 많이 늙어가니 슬펐다. 힘들고 고달프면 더 빨리 늙어가는 거 같아.

아파트 지하에 가서 세탁을 해야 하는데 동전이 없어서 미뤘다. 오늘 중요한 일 가운데 하나가 은행에 가서 동전을 찾는 것. 왜 동전 교환기가 없을까. 미드타운 은행에 들어가니 영화배우처럼 멋진 미남 직원이 날 보며 웃으며 인사를 하니 기분이 좋았어. 미소는 사람을 얼마나 기분 좋게 하는지 몰라. 평소보다 손님도 많지 않아서 금방 일을 볼 수 있었다. 세탁할 동전을 찾으니 금세 가방이 너무 무거웠다.

잠시 북카페에 가서 책과 함께 놀고. 하루 매일 잠깐이라도 읽으면 좋아. 아이스 라테 커피 마시며 책을 읽는 즐거움! 행복한 시간을 보냈어. 북 카페에 흐르는 음악도 들으며 책을 읽다 서점에서 나왔다. 오랜만에 롱아일랜드 시티에 있는 컨템퍼러리 아트 전시회로 명성 높은 MOMA PS 1에 가기 위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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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MG_6158.jpg?type=w966 MOMA PS 1 전시회

화요일과 수요일 문을 닫는데 오래전 모르고 방문해 낭패를 당한 뮤지엄. 또 12시부터 오후 6시까지 오픈하는데 아침 일찍 방문해 정오까지 기다리기 싫어 포기하고 떠나기도 했던 뮤지엄. 오후 5시 무렵 뮤지엄에 도착하니 조용해서 좋았다. 매년 여름에 열리는 Warm Up 2019 파티를 위해 더운 여름날 인부들은 열심히 공사를 하고 있더라. 7월 6일부터 시작하는 파티는 뉴욕에서 명성 높은 음악 공연인데 아직 한 번도 본 적이 없다.

월요일 저녁 퀸즈 아스토리아 소크라테스 조각공원에서 열리는 메트 오페라(무료) 공연 보려다 그냥 포기하고 지하철을 타고 평소보다 아주 일찍 집에 돌아와 아들과 함께 저녁 식사를 했다. 일찍 귀가하니 피곤하지 않아 좋았다.

퀸즈 아스토리아는 그리스 이민자들이 많이 거주하고 맨해튼에서 가까워 젊은이들이 선호하는 곳. 수년 전 아스토리아 어느 갤러리에서 화랑 주인과 아티스트 만나 이야기를 했다. 그때 미국 빈부차가 역사 이래로 높은 수치라고 문제가 많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화랑 주인은 동유럽에서 이민 온 남자. 아티스트는 이탈리아와 뉴욕에서 왔다 갔다 하며 작업하고 롱아일랜드 오이스터 베이에 산다고 하니 우리 가족이 아름다운 석양 보러 방문했던 곳이라 하니 놀랐다. 아티스트가 내게 친구 하자고 하니 웃고. 화장기 없는 중년 여자에게 친구 하자고 하면 웃지 않을 수 있어. 멋진 스타일의 의상을 입는 것도 아닌데 친구 하자고 하니 웃을 수밖에.

식사 후 편히 쉬고 있는데 일본인 친구 수잔에게 연락이 왔다. 그녀가 내일 스케줄에 대해 물었다. 내일은 그녀를 만나려나. 예일대에서 MBA 과정을 졸업한 수잔은 이탈리아 남자랑 사귀고 있다고 하는데 언제 결혼할까.

아침 아들과 함께 호수에 산책하러 가고, 장 보고, 은행에 가서 동전을 찾고, 북 카페에서 책을 읽고, 미술관에 가서 전시회 보고, 친구로 부터 소식받고, 시원한 아이스 라테 커피도 마시며 행복한 하루를 보냈어.

언제 날씨가 좋아질까. 습도가 80%. 너무 높다.

빨리 집에 돌아와 휴식하니 몸이 날아갈 듯 좋구나. 휴식도 정말 중요해!

6. 17 월요일 밤

해당화 꽃이 핀 보스턴 찰스타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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