줄리아드 스쿨 피아노 대회 결승전/ 센트럴파크

by 김지수

9월 13일 금요일


줄리아드 스쿨에서 오후 4시 피아노 대회 결승전이 열렸다. 가을학기 시작하고 처음으로 줄리아드 스쿨에 갔다. 학교 박스 오피스에 들러 다음 주 공연 티켓을 받은 후 천천히 계단을 올라가 수위에게 인사를 하고 폴 리사이틀 홀로 들어가 객석에 앉았다. 다섯 명의 학생들이 참가했다. 결국 베토벤 피아노 협주곡 2번을 다섯 번 반복해서 들었다. 결승전에 참가한 후보 가운데 중국인 학생이 3명이었고 한국인 학생은 한 명도 없었다.



오랜만에 3시간 동안 가만히 앉아서 음악을 들으려니 상당히 피곤해 휴식 시간 10분 동안 줄리아드 스쿨 카페에 가서 레귤러커피 한 잔을 주문해 소파에 앉아서 링컨 센터를 바라보며 휴식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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줄리아드 학교 피아노 대회 결승전에서 우승한 여학생 Kaliya Kalcheva(사진 왼쪽 중앙)



대회는 오후 4시경 시작했고 다섯 명의 학생들 연주가 끝난 몇 분 뒤 심사 발표가 있었다. 학생들 연주 실력은 비슷비슷하니 누가 우승할지 상당히 궁금했다. 7시가 지나 심사 발표를 하고 우승자는 나의 기대를 벗어나고 2등은 나의 예측대로였다.


세계적인 명문 줄리아드 스쿨 내 콩쿠르이지만 국제 대회에 가깝다. 프로 음악가로서 커리어를 쌓아가려면 반드시 통과해야 하는 대회가 음악인들에게는 잔인할 수밖에 없다. 1등과 2등 차이도 정말 크다. 우승자는 웃지만 상을 받지 못한 학생들은 마음이 무거울 수밖에 없다.


음악을 사랑하는 아마추어에게는 줄리아드 학교에 가면 천재 학생들의 공연을 무료로 감상할 기회가 주어져 좋지만 음악가들은 살인적인 경쟁률을 통과해야 살아남는다. 음악 전공하는 학생들은 너무 바쁘니 갤러리와 미술관에 갈 여유조차 없다.


어릴 적부터 재능 많은 학생들은 음악을 위해 산다. 줄리아드 스쿨에서 예비학교 과정과 학사 과정을 졸업하고 아이비리그 대학원에서 장학금을 받고 공부하며 과정을 마치고 졸업 후에도 커리어를 고민하며 산다. 어쩌다 지나친 경쟁사회에서 살게 되었을까. 옆에서 지켜보면 가슴이 아프다. 줄리아드 예비학교 입학이 얼마나 어려울까. 줄리아드 스쿨 입학은 또 얼마나 어려울까. 그 힘든 과정을 마친 후에서 장밋빛 미래가 그냥 보장되지 않은 사회다. 지금 이 시대의 자화상이다.


뉴욕에 살면서 현대 사회의 치열한 경쟁률을 느낀다. 재능 많은 학생들조차 살아남기 너무 어렵고 힘든 사회로 변했다. 뉴욕에서 만난 학자들 역시 하루 종일 연구실에서 연구만 하고 산다. 눈만 뜨면 연구실에 가고 집에 돌아와 잠들고 다시 연구실에 간다.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사람은 누굴까.


금요일 아침 글쓰기를 하고 아들과 운동을 하러 갔다. 파란 가을 하늘이 얼마나 눈부시게 아름답던지. 송창식이 부른 <푸르른 날> 노래도 떠올랐다. 서정주 시에 붙인 아름다운 노래는 언제나 듣기 좋다.





파란 가을 하늘 보면 저절로 기분이 좋아진다. 집에 돌아와 식사를 하고 맨해튼에 갔다. 플라자 호텔 근처 지하철역에 내려 줄리아드 학교에 가는 길 센트럴파크를 지나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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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MG_0082.jpg?type=w966 센트럴파크 가을날



반짝반짝 눈부신 햇살이 비춘 공원. 마차는 달리고 자전거를 타고 달리거나 조깅을 하거나 잔디밭에 앉아서 휴식을 하는 그림 같은 공원을 지나 링컨 스퀘어에 도착 거리에서 노란 바나나와 블랙베리를 사서 가방에 담고 줄리아드 스쿨에 갔다.


그날 저녁 맨해튼 음대에서 공연이 열렸지만 피곤하니 그냥 집으로 돌아왔다. 맨해튼에 산다면 맨해튼 음대 공연을 봤을 텐데 오랜만에 3시간 동안 같은 곡을 다섯 번이나 들어서 피곤하다는 핑계로 그냥 집에 돌아와 식사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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